17일 제59기 정기 주주총회 개최…자사주 소각 등 의결
"주주환원정책 일관되게 진행…배당수익 65% 수준" 해명
[미디어펜=김준희 기자]“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었는데 배당금은 지난해의 반토막 수준입니다. 올해 영업이익이 증가한 만큼 배당금이 오를 거라고 기대했는데 배신감 마저 듭니다.”(삼성물산 주주 A씨)

삼성물산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배당과 관련한 주주들의 성토에 진땀을 뺐다. 주주 제안으로 배당금을 상향한 수정동의안에 대해 투표까지 이뤄졌으나 의결에 이르지는 못했다.

   
▲ 삼성물산이 서울 강동구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 1층 국제회의장에서 제59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삼성물산은 17일 서울 강동구 소재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 1층 국제회의장에서 제59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출석한 주주는 사전 전자투표·전자위임을 진행한 인원 포함 총 1051명이었다. 주식수로는 1억2400만여주에 해당한다.

총회에서 가장 큰 화두는 배당금이었다. 올해 삼성물산 1주당 배당금은 보통주 2300원, 우선주 2350원으로 책정됐다.

그러나 주주들은 지난해 대비 영업이익이 증가했음에도 배당금은 반토막이 났다며 강한 불만을 내비쳤다. 올해 삼성물산 영업이익은 2조5285억 원으로 전년 1조1959억 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지난해 4200원이던 배당금은 절반 가까이 줄었다.

   
▲ 삼성물산 주주총회장에 주주 및 관계자들이 입장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준희 기자


한 주주는 “올해 배당금을 6000원 이상으로 예상했다”며 “영업이익이 지난해 1조2000억 원에서 올해 2조5000억 원이 됐는데 배당은 2300원으로 재작년 수준으로 후퇴했다”고 지적했다.

다른 주주 또한 “올해 코스피가 하락한 것에 비해 주가 방어가 잘돼서 걱정을 덜었는데, 배당금이 어처구니없는 수준으로 나와 배신감이 든다”며 “앞으로 회사 이익이 늘어도 배당금은 줄어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삼성물산 측은 지난해의 경우 2021년 삼성전자 특별배당수익이 재원에 포함되면서 배당 지급이 증가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고정석 삼성물산 대표이사(사장)는 “지난 2020년 2월 발표한 이익배당정책을 일관되게 진행해오고 있으며, 관계사 배당수익의 60~70% 수준을 환원하는 정책 하에 올해에는 보통주 1주당 2300원을 배당했다”며 “이는 지난해 관계사 배당수익의 65%에 해당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 삼성물산 제59기 주주총회장 전경./사진=삼성물산


이어 “어려운 경영 여건에서도 지난해 좋은 실적을 달성했으나 삼성바이오로직스 증자 참여·신사업 투자 계획 등 대규모 자본 소요가 증가하는 상황”이라며 “기발표한 3개년 주주 환원 정책을 일관되게 이행하겠다”고 덧붙였다.

고 사장의 설명에도 주주들의 비판은 그치지 않았다. 결국 안건 상정 과정에서 주주 제안으로 배당금을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인 4200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수정동의안이 제출돼 표결까지 진행됐다. 투표 결과 참석 주식수의 94.03%가 원안을 지지하면서 수정동의안은 자동 폐기되고 원안대로 가결됐다.

나머지 안건들은 큰 문제 없이 의결이 이뤄졌다. 자사주 129만5411주(전일 종가 10만7100원 기준 1387억 원 상당) 소각을 비롯, △사외이사 정병석·이상승, 사내이사 정해린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제니스 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이상승·최중경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 5개 안건이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고 사장은 “올해 세계 경제는 인플레이션 장기화, 긴축 정책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와 함께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로 경영환경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삼성물산은 이러한 경제 위기에 대응해 사업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우수 기술과 인재 확보를 통해 미래 사업 준비를 병행해나감으로써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회사로 성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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