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상승세 '과열'로만 보기 어려워…IRA 정책 수혜 본격화 경우 새로운 수혜주 등장 가능성도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이번주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세부 지침 발표를 앞두고 국내 증시에서 2차전지 관련주가 들썩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2차전지 관련주 훈풍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향후 주가전망에 대한 궁금증을 키워 나가는 모습이다. 

   
▲ LG에너지솔루션 연구원들이 전기차배터리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오는 30일 IRA 배터리 관련 세부 시행 규칙을 발표할 예정이다. 핵심 이슈는 배터리 광물과 핵심부품을 어떤 방식으로 조달해 완성품을 제조해야 전기차 세액공제(대당 최대 7500달러) 요건에 해당하는지가 될 전망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우선 광물 조달국 인정 범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 배터리업계의 광물 조달처인 인도네시아나 아르헨티나 등이 세액공제 대상국으로 인정될 경우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미국 시장 공략이 본격 탄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유럽에서 추출된 배터리 광물도 세제 혜택 범위에 포함될 것이란 전망까지 제기되면서 국내 기업이 이미 구축한 밸류체인이 IRA 세액공제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들어갈 것이란 기대감도 부푸는 상황이다. 

‘생산세액공제(AMPC)’ 관련 요건 역시 핵심 사안으로 꼽힌다. IRA에 따르면 배터리업체들은 현지에서 생산한 배터리 셀(㎾h당 35달러)과 모듈(㎾h당 10달러)에 대해 세액공제 형태의 보조금을 받는다.

IRA 세부 규칙 발표를 앞두고 국내 증시에서 2차전지 관련주는 상승 랠리를 이어왔다. 

배터리의 핵심소재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비엠은 이달 첫 거래일인 지난 2일 주가(종가 기준)가 14만9700원이었지만 전날인 지난 27일 22만6000원으로 50.97%나 뛰어 올랐다. 에코프로비엠의 모회사 에코프로도 같은기간 27만5000원에서 43만9000원으로 59.64% 폭등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코스닥 시장 대비 오름폭은 적었지만 상승 흐름은 비슷했다. 국내 배터리 제조업체 투톱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주가 역시 상승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 기간 53만5000원에서 57만4000원으로 7.29% 올랐고 삼성SDI도 71만원에서 72만3000원으로 1.83%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2차전지주들의 질주가 ‘과열’로만은 볼 수 없다고 평가한다. 특히 IRA로 대표되는 정책 수혜가 시작될 경우 그동안 주가 상승폭이 적었던 종목 가운데 새로운 수혜주가 등장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주도주 주가의 가장 중요한 상승 요인으로는 정책 변수를 꼽을 수 있다”면서 “미 IRA 법안 통과 이후 미국에 선제적인 투자를 진행 중인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 상승이 본격화됐고, 올해 들어서는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 초안 발표를 앞두고 유럽 내 리튬 조달 체계를 구축한 에코프로 그룹사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주도주를 제외한 대부분 2차전지 기업의 주가 상승폭이 작았던 만큼 IRA의 보다 구체적인 내용이 발표되거나 실제 시행되는 과정에서 후발 개별 기업들이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IRA 정책 구체화 과정에서 혜택을 받을 만한 개별 기업들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기업의 주가 재평가가 본격화화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