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임창규 기자] 중국 증시가 이번주 폭락장을 연출하면서 향후 전망에 관심이 쏠린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주 말 5166.35에서 19일 4478.36으로 마감해 1주일간 13.3% 하락했다. 5100선에서 4500선 밑으로 급격히 추락한 것이다.

이런 폭락세는 2008년 6월 이후 최대폭으로 기록됐으며 1주일 만에 시가총액 9조2400억 위안(약 1650조 원)이 증발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번 폭락으로 유효 증권계좌를 보유한 투자자 1억7500만 명이 평균 5만2800위안(약 940만 원)의 평가손실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고 중국 신경보가 20일 전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를 비롯한 정부 정책에 힘입어 급하게 오르던 증시가 조정국면을 맞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이번주 대규모 신주 발행이 시작됐고 상승장에 '촉매' 역할을 하던 신용거래에 대한 제한으로 증시 자금이 대거 이탈하면서 지수가 내리막을 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

실제로 상하이와 선전증권거래소를 합친 하루 거래대금이 전날 1조2866억 위안으로 지난달 28일 최고점을 찍었던 2조4200억 위안의 절반 가량으로 줄었다. 상당수 기업들이 주식 보유지분을 줄이는 등 금융 투자 대상을 투자위험이 큰 주식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채권으로 바꾸려는 기류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이런 증시 분위기에 신중한 투자판단을 당부하면서도 조정을 거친 뒤 추가 상승할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리다샤오 잉다증권연구소장은 중국 언론에 "증시의 거품이 터지기 시작했으며 가치 중심의 시장으로 회귀하고 있다"며 "하락 분위기가 곧바로 바뀌지는 않겠지만 낙폭이 과도해 소폭 반등을 시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수웨이 중앙재경대학 중국기업연구센터 주임도 "중국 증시에는 신용거래와 신규 상장이라는 두 가지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으나 점점 해소되고 있다"며 "앞으로의 장세는 최근처럼 파동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5월 소비, 투자, 수출 등 주요 경제지표가 부진 속에서 미세한 회복 신호를 보인 점과 중국 정부의 기준금리나 지급준비율(지준율)의 추가 인하 가능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중국은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 새 기준금리를 3차례 내리고 지준율도 2차례 인하했다. 지난 3월부터 경기 부양과 지방정부 채무 부담 완화를 위해 지방채 차환 프로그램도 시행하고 있으나 성장 둔화세를 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