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임창규 기자] 마약류 성분이 함유된 중국산 장난감을 제조하고 수입한 업체에 거액 배상금을 물리는 판결이 미국에서 나왔다.

20일 연합뉴스는 AP통신 등 외신을 인용해 미국 연방 법원은 구슬 장난감 ‘아쿠아 도츠’(Aqua Dots) 때문에 아이가 뇌손상을 입었다고 주장한 부모에게 제조사 ‘무스 엔터프라이즈’와 수입사 ‘스핀 마스터’가 함께 43만5000달러(약 4억8000만원)를 배상하라고 19일(현지시간) 판결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애리조나 주에 사는 마크 몬제 부부는 2007년 7월 걸음마를 하던 아들이 아쿠아 도츠를 삼켰다가 뇌 조직이 망가져 섬세한 운동기능, 후각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아쿠아 도츠의 표면을 감싼 화학물질이 인체에 흡수되면 건강을 해칠 수 있음을 인정하고 제조사와 수입사에 모두 책임을 물었다. 하지만 이 장난감을 판매한 매장에는 책임을 묻지 않았다. 재판부는 치료비 명목으로 5만8000달러(약 6400만원), 위자료로 37만7000달러(약 4억2000만원)를 배정했다.

아쿠아 도츠의 코팅물질은 삼키면 소화되면서 향정신성의약품의 하나인 ‘감마하이드로시뷰티릭산’(GHB)으로 바뀐다. GHB는 미국에서 데이트 상대를 성폭행하려고 몰래 음료에 타는 최음제이다. 국내에서는 ‘물뽕’이라는 은어로 불리기도 한다.

아쿠아 도츠를 삼켜 질환이 생겼다는 피해 사례가 2007년 미국에서 9건, 호주에서 3건이나 보고되자 여러 국가가 이 제품의 퇴출을 명령했다.

미국 내에서 소비자제품안정위원회의 결정으로 회수된 아쿠아 도츠는 400만개에 달했다. 아쿠아 도츠는 호주에 본부가 있는 무스 엔터프라이즈가 중국에서 만든 제품이었다.

몬제 부부의 변호인 멜라니 맥브라이드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내 고객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장난감 소비자를 위한 큰 승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