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건설→신영씨앤디·포스코건설→포스코이앤씨 등 사명 변경 잇따라
친환경 신사업 확대·디벨로퍼 역량 강화 등 의미 담아…'지속가능성' 확보
[미디어펜=김준희 기자]건설사들이 이름에서 ‘건설’을 떼고 있다. 최근 신사업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가운데 사명 변경을 통해 전통적인 건설업만이 아닌 친환경·디벨로퍼로서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담는 것으로 풀이된다.

   
▲ 최근 사명을 바꾼 포스코이앤씨(위)와 신영씨앤디 CI./사진=각 사


3일 업계에 따르면 신영그룹 건설 계열사 신영건설은 지난달 31일 ‘신영씨앤디(C&D)'로 사명을 변경했다.

씨앤디(C&D)는 시공을 의미하는 C(Construction)와 디벨로퍼 마인드를 의미하는 D(Development)의 합성어다. 선두 건설사와 경쟁할 수 있는 디벨로퍼형 종합 건설사로 거듭나기 위한 비전을 담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학진 신영씨앤디 대표이사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지만 대내외적 이미지 제고 및 분위기 쇄신을 위해 사명 변경과 함께 사무실도 이전했다”며 “성과를 거두는 조직으로 성장하고 기업 역량을 강화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포스코그룹 건설 계열사 포스코건설도 지난달 20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포스코이앤씨(E&C)’로 간판을 바꿨다.

이앤씨(E&C)는 통상적으로 건설업계에서 활용하는 ‘엔지니어링(Engineering) & 건설(Construction)’의 약자가 아닌 ‘에코(Eco) & 챌린지(Challenge)’의 준말이다. 친환경 미래사회 건설을 의미하는 에코(E)와 도전을 상징하는 챌린지(C)를 합성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이번 사명 변경을 계기로 저탄소철강 분야인 수소환원제철과 이차전지 연료소재 분야 EPC(설계·조달·시공)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 신재생에너지 시장을 선점하는 등 친환경·미래성장 사업을 확대해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최근 사명에 ‘건설’이 들어가지 않는 건설사가 늘어나고 있다. 신영씨앤디와 포스코이앤씨 모두 기존 사명에서 ‘건설’을 떼고 이름을 변경한 사례다.

지난 2021년에는 DL이앤씨(옛 대림산업)가 지주사 전환과 동시에 간판을 갈아치운 바 있다. 같은 해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도 이름에서 건설을 없앴다. 한라그룹 건설 계열사 HL디앤아이한라(옛 한라) 또한 지주사 사명 변경과 맞물려 ‘Development & Innovation'의 약자인 ’D&I'를 추가해 새 이름을 달았다.

이들 건설사의 공통 목표는 ‘지속가능성 확보’다. 최근 주택시장 침체로 건설사들이 아파트나 건물을 짓는 전통적 의미의 건설업만이 아닌 친환경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범위를 넓히는 가운데, 사명 변경을 통해 노선 전환 의미를 강조하는 모양새다.

대표적으로 SK에코플랜트의 경우 사명 변경과 함께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을 통해 폐기물 처리 등 친환경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한 바 있다. 현재 SK에코플랜트 영업부문은 소각·매립·수처리 등을 영위하는 환경사업과 수소·연료전지, 재생에너지 발전 등 에너지사업이 큰 줄기를 이루고 있다.

단순 시공만이 아닌 다양한 분야로 업역을 확대해 부동산 종합 디벨로퍼로 도약하겠다는 의미도 담겨있다. 최근에는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등 신사업에 개발 단계부터 참여하는 건설사가 늘어나는 추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일련의 대외환경 변화로 인해 주택시장이 큰 고비를 맞으면서 건설사들이 더 이상 주택사업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느낀 상황”이라며 “앞으로 친환경 등 신사업 비중을 확대하는 건설사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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