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임창규 기자] 중국 증시가 지난주 7년 사이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며 거품론이 확산한 상황에서 '더 주저앉을 것인가'를 둘러싼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FT는 지난 19일 인터넷판에서 지난해 두 배 이상 급등한 상하이와 선전 증시가 얼마나 더 조정될 것인지를 놓고 투자자와 애널리스트의 관측이 나뉜다고 전했다.
신문은 중국 국내외 투자자와 애널리스트의 견해가 엇갈린다면서, 그러나 역외 투자자는 갈수록 암울하게 관측한다고 지적했다.
홍콩 소재 보콤 인터내셔널의 하오홍 대표는 FT에 "중국(증시)에 거품이 끼어 있음이 명백하다"면서 "거래 물량이 급격히 늘어난 것 등을 볼 때 거품 초기 단계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FT는 이와 관련, 블룸버그 분석을 인용해 상하이 증시의 12개월 평균 주가수익률(PER)이 지난 18일 장 마감 때 23.4배를 기록했다면서, 이것이 한해 전의 9.8배에서 급등했음을 상기시켰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 린치(BOAML)의 전 세계 펀드매니저 조사에서도 응답자 10명 가운데 7명이 '중국 증시가 거품'이라고 진단했다고 FT는 덧붙였다.
FT는 또 EPFR 글로벌을 인용해 그 전주에 71억 달러가 이탈한 데 이어, 지난 17일 끝난 한 주에도 중국 주식펀드에서 21억 달러가 추가로 빠졌음을 상기시켰다.
여기에 주식담보대출(margin lending)이 급증해 중국 당국이 규제에 나선 점도 FT는 전했다.
FT는 상하이와 선전 증시의 공식적인 주식담보대출이 지난 18일 마감 장 기준으로 3650억 달러에 달했다면서, 이는 지난해 10월 말의 570억 달러에서 많이 늘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른바 '우산 신탁(umbrella trust)'으로 불리는 위장 주식담보대출도 급증해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면서, 적게는 810억 달러, 많게는 1천610억 달러가 중국 증시로 흘러들어 간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증시 과열 규제의 하나로 지난 19일 주식담보대출 규모를 순자산의 4배로 제한했음을 FT는 상기시켰다.
반면, 중국 증시 조정이 일시적이란 분석도 일각에서 나온다고 FT는 전했다. 베이징 소재 민성증권의 주전신 애널리스트는 FT에 "중국 당국이 디레버리징(차입 청산) 압박을 본격화했다는 것이 이번 사태의 화두"라면서 "(중국 증시) 펀더멘털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조정 후에는 주식담보대출이 더 합리적인 수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속도가 무뎌졌지만 상승 기조는 여전하다는 판단"이라면서 그러나 "(증시) 불안은 커졌다"고 경고했다.
FT는 이어 중국 증시에서 25개 기업공개(IPO)가 이뤄지는 점을 지적하면서, 따라서 거래 물량 부족이란 일시적 요소 역시 조정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