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추가 상승 가능성도…중장기적 관점 접근해야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금값이 연일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금융시장 불안정 속에서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한 영향이다. 금값이 뛰자 금 관련 금융상품들 역시 덩달아 주목받는 모습이다. 

   
▲ 안전자산 '주목'에 급값이 다시 치솟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5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4분 기준 KRX 금 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67% 오른 8만4820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금값은 장중 한 때 8만4900원까지 치솟으며 직전 최고가(8만3490원)을 보름만에 갈아 치웠다. 이는 2014년 3월 24일 KRX 금시장이 거래를 시작한 이래로 가장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지난달 초(2일 종가)까지만 해도 7만6990원이던 금값은 꾸준히 우상향 했다. 특히 지난달 10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로 파산 절차에 돌입한 직후에는 오름폭을 확대해 8만원도 돌파했다. 이후 20일에는 8만3490원으로 역대 최고가 기록을 새로 쓰기도 했다.

국제 시장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4일(현지 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1.9% 오른 1온스당 2038.20달러에 마감했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으로 2000달러를 넘어섰다. 앞으로 급값이 이날 종가보다 1.5%만 더 상승하면 지난 2020년 8월 기록한 최고치를 경신하게 된다. 

금값이 치솟으면서 금 관련 금융상품의 인기도 덩달아 뛰고 있다. 

전날인 지난 4일 기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KRX금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은 순자산액이 6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2월 500억 원을 기록한 지 2개월 만이다. 이 상품은 지난 2021년 12월 상장된 국내 첫 금현물 ETF로 한국거래소가 산출·발표하는 ‘KRX 금현물 지수’를 기초지수로 한다. 해당 ETF의 수익률은 최근 금 가격 상승에 따라 연초 이후 10.76%를 기록했으며, 최근 6개월과 1년 수익률은 각각 7.84%, 8.33%로 집계됐다.

또 금 선물지수의 2배를 추종하는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는 지난달 3일 1만5375원에서 이달 4일 1만7600원으로 14.47% 뛰어 올랐다. ‘TIGER 골드선물(H)’, ‘TIGER 금은선물(H)’, ‘KODEX 골드선물(H)’도 같은 기간 7~8%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최근 금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건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SVB 사태 등으로 위기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금을 사들이며 가격이 뛰었다는 분석이다. 그도 그럴 것이 금은 가격 변동성은 적고 환금성이 높은 대표적 안전자산이다. 

전문가들은 금 가격이 앞으로도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을 가능성이 높고, 금리 인상이 곧 중단된다는 것은 금 가격에 긍정적인 뉴스”라며 “작금의 경기 펀더멘털과 통화정책 스탠스를 고려할 때 금 가격은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흐름이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전 연구원은 이어 “연내 금리 인하 기대의 되돌림 전개 시 일시적 조정 가능성이 상존하지만 중장기적으로 긍정적 시각은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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