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원 호텔 빙수-3000원 편의점 빙수 동시 인기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고물가에 소비양극화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 10만원을 호가하는 호텔빙수가 출시되는가 하면, 한편에서는 물가안정에 앞장서겠다며 ‘초저가’를 앞세운 할인행사가 한창이다. 

19일 유통업계에서는 여름철 대표 간식 빙수를 두고 소비양극화 현상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선보인 12만원 대 제주 야플망고 가든 빙수(왼쪽)와 GS25 3000원대 딸기 빙수(오른쪽)/사진=각 사 제공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제주 애플망고 빙수를 비롯한 5종의 빙수를 즐길 수 있는 ‘빙수 프로모션’을 오는 5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호텔 1층 로비라운지 마루에서 선보인다. 제주산 최고급 애플망고를 2개 이상 통째로 썰어 넣은 ‘제주 애플망고 가든 빙수’의 판매가는 12만6000원이다. 이 밖에 다른 빙수 제품들의 가격은 8만6000원, 가장 저렴한 팥 인절미 ‘마루 빙수’는 7만8000원이다. 

10만 원대 가격에도 해당 제품들은 매년 여름이면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인기를 누린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 역시 “올여름에도 럭셔리 빙수의 왕좌 유지를 위해 프로모션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같은 빙수를 두고 편의점은 저가 전략을 택했다.  

GS25는 이날 차별화 빙과류 상품으로 ‘춘식이딸기빙수’를 선보였다. 예년보다 빨라진 빙과류 수요를 잡기 위한 전략으로 당초 예정 보다 출시 시점을 2주 이상 앞당긴 것은 물론 합리적인 가격대에 초점을 맞췄다.

이주용 GS25 아이스크림 담당 MD는 “매년 이어지는 초고가 빙수의 화제성을 넘어 올해는 3000원대 갓성비 편의점 빙수 열풍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GS25는 통신사 할인 등을 적용하면 단돈 350원에 김혜자도시락을 구매할 수 있는 행사도 벌인다. 오는 20일, 30일 이틀 간 한정 물량에 한해서지만 기존 가격 대비 풍성한 양으로 잘 알려진 김혜자도시락이 대박을 내면서 기획된 이벤트다. 지난 2월 15일 선보인 김혜자 도시락은 출시 직후 50일 간 입고 물량이 사실상 완퐌되는 기염을 토했다.  

소비 양극화 현상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간 마케팅 전략에서도 나타난다. 

백화점 업계는 최근 몇 년 간 매출 신장을 견인한 고가의 명품 브랜드 위주로 쇼핑객을 견인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9개월간의 재개장 공사를 마치고 경기권 최대 명품 라인업 갖췄다. 판교점은 명품 등에 힘입어 국내 백화점 최단 기간 매출 1조 원을 달성하는 등 높은 신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이 들여온 신규 명품 브랜드 ‘제임스펄스’는 압구정 갤러리아명품관 매장에서 올 해 1월부터 3월의 매출이 전년대비 9% 증가했다. 현재 운영 중인 수도권 매장의 월 평균 매출도 약 1억 원 수준으로, 상품군 내에서도 상위권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는 ‘고물가 시대 물가 안정 프로젝트’를 필두로 연중 상시행사를 벌이고 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최근 고물가에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어 고객의 생활용품에 대한 구매 부담을 덜어주고자 할인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2월 발표한 ‘국내 5대 소비 분화 현상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극도로 비용을 줄이는 소비 형태와 비용 절감을 바탕으로 초고가의 제품과 서비스를 구입하는 소비 양상이 양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이 발간한 ‘2023년 주목할 외식 트렌드’에서도 올해의 외식 트렌드 10대 키워드 가운데 첫 번째로 ‘양극화’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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