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블랙2: 영혼파괴자들'이 세기말을 맞아 종말론이 팽배했던 1990년대 말로 떠난다. 
   
오는 22일 방송되는 채널A 범죄다큐스릴러 '블랙2: 영혼파괴자들'에서 스토리텔러들은 1999년 12월 31일자 신문을 들고 세기말을 회상한다. 당시 신문에는 'Y2K D-1 공포 확산'이라는 기사가 실려 있었고, 스토리텔러 오대환은 "정말 온갖 괴담과 공포가 만연했다"고 회상했다. 장진 감독은 "지구가 망한다는 말로 영혼을 파괴한 자들이 있었다"며 "그런데 문제는 그들이 지금 이 현실에도 있다는 것"이라고 이야기의 시작을 예고했다.

1995년 어느 늦은 밤, 소영(가명) 씨의 가족은 야밤에 이삿짐을 싸 급히 어딘가로 떠났다. 제작진과의 인터뷰에 응한 소영 씨는 "10대 때라 생각은 잘 안 나지만, 정말 다들 피난민처럼 모여들었다"며 "엄청나게 큰 드럼통에 휘발유를 채워두고, 땔감도 잔뜩 마련했다"고 실제 피난 상황과 다름없었던 당시를 떠올렸다.


   
▲ 사진=채널A '블랙2: 영혼파괴자들'


오대환은 "당시 이 피난민들은 가족이 반대하면 '피난처에 자리 잡는다'며 가출까지 불사했고, 때문에 당시 신문에 '가출 가족'을 찾는 기고가 끊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장유정 감독은 "그때 피난길에 오른 사람이 5000명에 달했다고 한다"고 전해 충격을 안겼다. 

이들의 피난은 '나무꾼 선생'으로 불린 한 '교주'의 뜬금없는 '전쟁 예언' 때문이었다. 청빈한 전도사로 알려졌던 그는 1994년 "곧 전쟁이 난다"고 예언해 이처럼 많은 피난민들을 모았다. 당시 피해자들은 "김일성 사망 뒤 남북 상황이 매우 나빴고, 유명 가수들의 죽음과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사고 등 대형 참사도 이어져서 종말론에 연관된 얘기가 끊이지 않았다"고 1990년대 중반을 돌아봤다.

온갖 사건사고를 종말의 증거로 이용한 나무꾼 선생의 예언은 5000여명의 피난을 초래한 데 이어, 이후 상상을 초월하는 끔찍한 악행으로 변모했다. 충격적인 '종말 마케팅'의 전말은 내일(22일) 밤 10시 40분 '블랙2: 영혼파괴자들'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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