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금융감독원이 증권사 사장들을 ‘긴급 소집’했다. 최근 불거진 'SG증권 매물폭탄 사태'의 진원지로 지목된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리스크 관리 강화가 이날의 주제였다. CFD는 장외 파생상품 거래의 일종으로, 현물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초자산의 진입 가격과 청산 가격 간 차액을 현금으로 결제하는 방식이다.

   
▲ 금융감독원은 28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대회의실에서 함용일 자본시장·회계 부원장 주재로 '증권업계 시장 현안 소통 회의'를 열고 레버리지 투자 관련 리스크 관리 강화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사진=김상문 기자


금감원은 28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대회의실에서 함용일 자본시장·회계 부원장 주재로 '증권업계 시장 현안 소통 회의'를 열고 레버리지 투자 관련 리스크 관리 강화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35개 국내 증권사 최고경영자(CEO)·임원 등이 자리했다.

일단 금감원 측은 "신용융자, CFD 등과 관련한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는 반대매매가 발생할 경우 시장 변동성 확대 등 증권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짚으면서 "해당 거래의 투자 위험을 충분하게 인지하고 감내할 수 있는 투자자가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할 수 있도록 투자 권유 시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CFD 기초자산의 위험 수준에 따라 리스크 관리를 차등화하는 등 증권사 스스로도 리스크 확산 방지에 힘써야 한다"며 CFD 관련 과도한 고객 유치 이벤트(수수료 인하, 현금 지급 등) 운영도 최대한 지양해달라는 의견을 전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CFD 잔고 금액은 지난 2월 말 현재 3조5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조2000억원(52.2%) 늘었다. 또 신용공여 및 공매도 대차잔고 등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신용융자잔고는 지난 26일 기준 20조1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21.8% 증가했다. 특히 코스닥 신용융자잔고가 10조4000억원 급증했다. 공매도 대기자금 성격으로 분류되는 대차잔고도 79조3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29.6%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 수준이기도 하다.

한편 이날 금감원은 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 리스크 관리 및 정상화 지원에도 만전을 기해달라고 강조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문제가 터지지 않도록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는 부동산 리스크 관리 강화라는 기본 방향에 동의하면서도 순자본비율(NCR) 완화 등 업계 연착륙을 위한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한편 금감원은 "앞으로도 주요 자본시장 현안 이슈가 발생할 경우 증권업계와 수시로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대응 방안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함 부원장은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에게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가 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증권사 사장들께 각 사의 고객 단위별로 좀 더 세심하게 살펴봐달라고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증권사들 사이에 신용 정보나 레버리지 총액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언급이 있었다"며 "다른 증권사의 현황을 모르기 때문에 신용 거래나 CFD를 많이 이용하는 특정 고객이 어떤 리스크를 지녔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