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통상 제품에 대한 검색은 구매 직전까지만 증가합니다. ‘어떤 버전이 좋을지’, ‘가격은 어디가 더 저렴한지’ 등을 계속해서 알아보기 때문이죠. 그런데 구매 이후부터는 관련 검색량이 급감합니다. 그래서 구매 이후의 고객 여정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회사가 고객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대신, 고객들이 편한 마음으로 와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 재미는 LG전자의 초경량 프리미엄 노트북 브랜드 LG그램의 전용 커뮤니티다. /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의 고객 소통법이 진화하고 있다. 

‘최고의(First)’, ‘차별화된(Unique), ‘세상에 없던(New)’ 이라는 F.U.N 경험의 확대 기조 속에 기존의 정형화 된 고객가치의 개념에서 탈피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전개되고 있다. 온라인 놀이터를 표방하는 LG전자의 커뮤니티 ‘재미(JAMMY, 이하 재미)’가 대표적인 사례다.

재미는 LG전자의 초경량 프리미엄 노트북 브랜드 LG그램의 전용 커뮤니티다. 당초 LG그램의 이용자를 대상으로 기획됐지만, 소유여부와 별개로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노트북을 꾸며서 자랑하는 재미’, ‘노트북으로 내 능력을 키워나가는 재미’를 공유하면서 자생력과 영향력을 동시 보유한 커뮤니티로 성장했다.

오픈 200일만에 10만 명을 넘어섰고(2월 기준), 265일만에 11만7000명(4월 9일 기준)이 재미에 가입했다. 총 100만 명의 방문자들이 480만 번 이상 재미를 방문했다. 가입자 10명 중 6명은 MZ세대로 분류되는 10~30대다.


◇ 회사 이야기는 안 들으셔도 됩니다. 와서 놀기만 하세요


재미의 가장 큰 특징은 역발상이다. 

기존의 기업이나 제품 커뮤니티가 공급자 마인드에 기반해 관련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면, 재미는 고객들이 개진한 의견과 아이디어에 합당한 보상을 제공한다. 활동 내역에 따라 받게 되는 포인트(g)는 재미에서만 구할 수 있는 특별한 굿즈(Goods) 획득에 활용되고, 이 과정에서 고객들은 새로운 형태의 가치를 경험하게 된다.

실제 전용 굿즈와 콘텐츠는 재미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과 로열티를 제고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현재 뉴진스나 송민호 등 셀럽이나 각 분야의 아티스트와 협업한 굿즈 및 기획상품은 90여 종, 고객들이 직접 디자인한 굿즈와 콘텐츠까지 합하면 1200종이 넘는다.

다양성 확대에만 그치지 않았다. 굿즈로 인한 제품손상 등 고객 페인포인트(painpoint) 방지를 위해 재미에서 판매되거나 제공하는 모든 굿즈와 콘텐츠는 LG그램이 거치는 모든 프로세스와 동일하게 품질 검수를 받는다.


◇ 구매 이후 고객경험 여정을 확장, 새로운 고객가치 창출


재미 운영자들이 가장 경계하는 것은 익숙함이다. 지금은 재미가 많은 고객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지만 그런 익숙함에 도취돼 그저 그런 경험을 제공하는데 그친다면, 재미에 대한 고객들의 애정 또한 언제든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구매 이후에도 재미있고 유익한 정보를 나누면서 고객경험 여정을 확장하고 꾸준히 유지해나감으로써 새로운 고객가치를 창출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재미 외에도 틔운, 스탠바이미 등 다양한 제품군에서 라이프스타일 커뮤니티를 운영 중이다. LG전자만의 고객경험 혁신을 확대하기 위해 향후 보다 다양한 제품의 커뮤니티 활동도 검토하고 있다.

재미를 운영하는 LG전자 한국영업본부 진세훈 커뮤니케이션3팀장은 “가끔은 재미를 통해 회사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럴 때면 과연 그런 경험과 정보가 고객입장에서 재미있을까 반문하고, 재미의 최초 기획의도와 지향점을 곱씹어보곤 한다”며 “재미는 앞으로도 고객이 지속적으로 재미있어 할 경험을 고민하고 설계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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