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경제 '두마리 토끼' 잡는, 대한민국 미래 청사진 구체화
글로벌 전략동맹 확장·한미일 협력 심화·공급망 첨단기술 파트너십
핵 포함된 한미상호방위조약으로 업그레이드, 북핵 리스크 대폭 줄여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지난 일주일간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한미동맹 70주년 기념 한미 정상 공동성명-미 상하원 합동연설-미 하버드대학교 연설 등을 통해 밝힌 핵심 성과는 크게 2가지로 꼽힌다. 바로 확장억제 강화 및 경제안보 협력 심화다.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지난해 5월 이후 지금까지 여러차례 만났으나, 이번처럼 깊은 교제를 갖고 심도있는 논의를 나눈 것은 처음이다. 그만큼 이번 국빈 방문이 갖는 의미는 크다. '혈맹'인 한미동맹의 영향력과 시너지를 최대치로 확장하고, 글로벌 전략동맹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계기다.

우선 확장억제 강화는 양 정상이 지난 26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 후 채택한 '워싱턴 선언'(Washington Declaration)에 그 구체적 내용이 담겨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미정상회담 직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한미 양국은 북한의 핵공격시 즉각적인 정상 간 협의를 갖기로 했으며, 이를 통해 미국의 핵무기를 포함하여 동맹의 모든 전력을 사용한 신속하고, 압도적이며, 결정적인 대응을 취하기로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미 양국은 새로운 확장억제 시스템을 구체적으로 작동시키기 위해 핵협의그룹(NCG)을 창설하기로 했다"며 "이제 한미 양국은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여 핵과 전략무기 운영 계획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한국의 첨단 재래식 전력과 미국의 핵전력을 결합한 공동작전을 함께 기획하고 실행하기 위한 방안을 정기적으로 협의할 것이며, 그 결과는 양 정상에게 보고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양국은 또한 핵위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도상 시뮬레이션 훈련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로 하였다"며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도 정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4월 27일(현지시간) 오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미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하던 중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미국 부통령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장 등 미 상·하원 의원들의 기립 박수를 받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이뿐 아니다. 윤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소인수 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오늘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한미동맹이 글로벌 동맹으로 새 출발 하는 역사적인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이곳 오벌오피스에서 대한민국에 관한 많은 중요 결정이 이뤄졌다"고 기대했다.

특히 이날 발표한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한미 정상 공동성명'을 통해 양 정상은 "다음 70년 동안 포괄적 글로벌 협력을 증대시키고, 강력한 역내 관여를 심화하며, 철통같은 양국 관계를 확장함으로써 21세기의 가장 어려운 과제들에 정면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가 일으킨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양 정상은 이날 성명에서 "양국은 전력 생산과 송전을 확대하고 주요 기반시설을 재건하기 위한 것을 포함하여 필수적인 정치, 안보, 인도적, 경제적 지원 제공을 통해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너지에 대해서도, 양 정상은 성명에서 "재생 및 원자력 에너지를 포함한 청정 전력 비중을 현저히 확대하기로 합의하였다"며 "탄소 감축, 재생에너지 및 수소 기술의 개발 및 보급에서 협력하고, 산업, 건설 및 수송 분야에서 에너지 효율을 강화하기로 하였다"고 제시했다.

또한 양국은 경제적 강압과 외국기업과 관련된 불투명한 수단의 사용을 포함한 경제적 영향력의 유해한 활용에 대해 깊은 우려를 공유하고, 반대를 표명하며, 경제적 강압에 대응하기 위해 유사입장국과 협력해 나갈 뜻을 밝혔다.

아울러 양국은 지역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잠재적 공급망 교란의 탐지 및 대응과 회복력 강화를 위한 조치들을 조율하기로 약속했다. 역내로는 지역 및 경제 안보에 관한 3국 협력 심화로 이어지는 한일 간 협력 확대를 강력하게 지지하였다.

다음으로 두 번째 핵심성과인 경제안보에 대해 윤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한국 기업들의 투자와 사업활동에 특별한 지원과 배려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며 "우리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과 반도체과학법이 첨단기술 분야에서 양국 간 공급망 협력을 더욱 강화시켜 나갈 수 있도록 긴밀한 협의와 조율을 해나기로 하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양국 간 첨단기술 분야 파트너십도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한미 국가안보실(NSC)에 '차세대 신흥·핵심기술대화'를 신설해서 이런 협의체를 통해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퀀텀 등 첨단기술 관련 공동연구·개발과 전문인력 교류를 촉진시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월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한미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굳게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이튿날인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합동회의에서 윤 대통령을 미 상하원 의원들 앞에서 연설을 갖고 자유 및 미래지향적 동맹 등 '한미동맹의 업그레이드'를 확인하고 나섰다.

자유민주주의 연대를 강조하면서도 기존 한미 혈명을 보편적 가치로 맺어진 '가치동맹'으로 키우겠다는 포석이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미국과 함께 미래로 나아갈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미국과 함께 세계시민의 자유를 지키고 확장하는 '자유의 나침반'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윤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보스턴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에서 연설 후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와의 토론 및 학생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이번 '워싱턴 선언'에서 밝힌 확장억제 강화의 효력과 지속가능성에 대해 확신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날 질의응답에서 "확장억제란 개념은 나토 핵 공유 이후에 나온 개념"이라며 "그래서 나토 핵 공유하고 조금 다르긴 하지만, 실효성 면에서는 1대1로 맺은 것이기 때문에 나토의 다자와의 약정보다는 더 실효성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확장억제란라는 개념이 하나의 선언에서 그치지를 않고 어느 특정 국가와 문서로서 정리된 가장 첫 번째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며 "그래서 저는 워싱턴 선언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다"고 자신했다.

윤 대통령은 "'워싱턴 선언'은 북한의 핵이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위험이 지금 눈앞에 와있고, 아주 구체적이고, 마치 그 전쟁 상황이라고 한다면 '라운드 하우스'처럼 적이 바로 앞에 와있는 상황"이라며 "그래서 실효적인, 과거 1953년 재래식 무기를 기반으로 한 상호방위조약에서 이제 핵이 포함된 한미상호방위 개념으로 업그레이드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4월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두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실 또한 28일(현지시간)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채택한 '워싱턴 선언'에 대해 "제2의 한미상호방위조약"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에서 가장 중요한 성과"라고 밝혔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워싱턴D.C. 현지 프레스룸 브리핑에서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한미 양국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북한 핵 위협에 맞서기 위해서 전략적 안보동맹으로서의 확장억제를 강화했다"며 "미국이 개별 국가에 확장억제를 약속하고 특히 문서로 대외에 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이도운 대변인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핵방어 의지는 이보다 더 명확할 수 없다"며 "'워싱턴 선언'은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선언이 아니다, 한미 양국 공동의 정보공유, 공동의 기획, 공동의 실행 등을 통해서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서 NCG 즉, 핵협의 그룹이 구성됐다, 이는 양국 대통령실과 외교-국방-정보 당국이 함께 참여하는 실효적인 조직"이라며 "이와 함께 핵잠수함과 핵전력을 탑재할 수 있는 전폭기 등 미국의 핵전략 자산들이 정기적으로 한반도에 전개되면서 '워싱턴 선언'의 실효성이 더 커지는 효과를 갖게 됐다"고 명확히 했다.

이번 국빈 방문을 통해 윤 대통령이 그리는 대한민국의 청사진은 구체화됐다.

바로 △기존 철통과도 같은 한미동맹이 더 확장된 글로벌 전략동맹으로 새 출발하는, △강력한 역내 관여 심화 및 포괄적 글로벌 협력이 증대하는, △한일 간 협력 확대를 통해 3국 협력 심화로 이어가는, △양국간 공급망 협력과 첨단기술 파트너십이 강화되는, △재래식 무기를 기반으로 한 상호방위조약이 아니라 핵이 포함된 한미 상호방위조약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모습이다.

앞으로의 대한민국이 기대된다. 안보 리스크를 대폭 줄이면서 경제안보를 확충해, 세계시장에 한국 기업들과 개인이 보다 더 쉽게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