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서영 기자] 중국이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지준율)을 동시에 인하하는 조치에 나서면서 중국 경제, 특히 증시의 하락세를 얼마나 완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8일부터 금융기관의 1년 정기예금과 대출의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씩 내리고 일부 금융기관에 대한 지준율도 0.5% 포인트 인하했다. 지난해 11월 2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내리기 시작한 이후 올해 들어 3차례를 추가해 모두 4번째나 인하했고 지준율 인하도 3번째나 된다.

이번처럼 기준금리와 지준율을 동시에 내린 것은 약 10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이 그만큼 경기 하강 압력에 따른 성장 둔화세의 심각성을 느끼면서 탈출을 위한 경기 부양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의 지난해 경제 성장률은 1분기 7.4%, 2분기 7.5%, 3분기 7.3%, 4분기 7.3% 등이었으며 연간 기준으로는 7.4%로 2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올해 들어 1분기에는 7.0%로 더 낮아졌으며 2분기에는 7%를 밑돌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수출과 수입 부진이 이어지는 등 경제 여건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인민은행은 이 같은 성장 침체 속에서 물가 수준은 낮은데도 실질적인 시장금리는 높게 형성돼 있는 점을 고려해 실물경제와 구조조정 지원을 위해 이번 조치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잠시 1% 아래로 떨어졌다가 2월부터 5월까지 4개월째 1%대에 머물며 저물가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올해 초 4.84%까지 치솟았던 7일짜리 레포(Repo) 금리는 지난 5월 중순 1.93%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뛰어 지난 24일에는 3.08%를 기록했다.

이에 금리와 지준율 인하로 금융기관에는 대출 여력을 높여주고 기업에는 금융비용을 줄여줘 '돈맥 경화'를 풀고 돈이 원활하게 돌게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중국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대체로 폭넓은 영향력을 미치며 중국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진단했다. 중국 금융기관은 먼저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시중에 유동성 7000억 위안(약 126조원)이 풀리는 효과를 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최근 큰 폭으로 조정받는 중국 증시의 폭락세에도 일정 부분 제동을 거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상하이지수는 지난 12일 5166.35로 고점을 찍은 뒤 두 번의 '검은 금요일'을 거치며 4200선마저 무너졌다. 선전지수와 창업판(차스닥)도 참담하게 추락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오르막을 달리던 중국 증시의 대세상승이 꺾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이번 조치가 이뤄졌다.

중산증권과 다청펀드 등 다수의 증권투자기관은 최근 폭락세를 보이는 증시에 이번 조치가 호재로 작용해 반등에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지나치게 고평가된 중국 증시를 볼 때 하락세 자체의 방향을 바꿀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왔다.

잉다증권 리다샤오 수석경제분석가는 "실물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겠지만 절대적으로 고평가된 주식의 하락세를 막기는 어렵다"며 "증시의 커다란 파동을 다소 줄여줄 수는 있을 것"이라고 신중론을 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