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 회장 '무보수 명예회장' 의사…고부가 화학제품으로 글로벌 화학사로 키워
박 회장 장남 박준경 사장 시대 임박…3대 신사업 추진 속도 낼 듯
[미디어펜=조성준 기자]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이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금호그룹의 3세 경영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

9일 재계에 따르면 박찬구 회장은 최근 회사 경영진에게 회장직에서 물러나 무보수 명예회장으로 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박 회장은 고(故) 박인천 금호그룹 창업회장의 4남으로, 1976년 금호석유화학(옛 한국합성고무)에 입사해 47년 동안 석유화학 업계에 몸담았다.

   
▲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왼쪽)과 박 회장의 장남인 박준경 금호석화 사장./사진=금호석유화학 제공


박 회장은 고부가가치 화학제품 개발을 주도하면서 회사를 글로벌 석유화학·소재 기업으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09년에는 형인 박삼구 전 회장과 대한통운(현 CJ대한통운)·대우건설 인수 과정에서 소송전을 벌이는 '형제의 난'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 후 금호가는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으로 분리됐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지난 2019년 퇴진했다. 이번에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도 퇴진의사를 밝히면서 금호가의 2세 경영은 막을 내리게 됐다.

박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하면서 박 회장의 장남인 박준경 사장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호석화는 전문경영인에 의해 운영되는 구조인 만큼 공식적으로는 박 회장의 퇴임이 박 사장으로의 권력 이양을 뜻하지는 않지만 향후 박 사장이 그룹의 중심을 잡게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박 사장은 1978년생으로, 2007년 금호타이어에 입사해 2010년 금호석유화학으로 이동해 실무 경험을 쌓았다. 2021년 6월 부사장으로 승진한 뒤 1년 반 만인 지난해 말 사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 사장 승진에 이어 사내이사에 선임되면서 경영권 확보 밑작업을 이미 마쳤다. 지난해 말 기준 박 사장의 금호석화 지분율은 7.45%로 박 회장(6.96%)보다 많다.

업계는 박 사장의 3세 경영에서 금호석화가 어떠한 변화를 맞을지 궁금해하고 있다.

주력인 석유화학 사업이 업황 악화로 도약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미래 신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금호석화가 작년 3월 공개한 중장기성장전략에 따르면 신사업 포트폴리오는 크게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 자동차 솔루션, 바이오·친환경 소재, 고부가·스페셜티 사업 등 3가지로 분류된다. 

또한 석유화학 사업 비중을 점차 줄이는 대신 다양화한 사업 영역을 골고루 육성해 업황을 많이 타는 석유화학업의 리스크 분산 전략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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