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 서프라이즈' 이어져도 CFD 악재 등에 '노심초사'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거래대금 증가 호재에 힘입어 올해 1분기 국내 증권사들이 연이어 호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분위기가 좋지만은 않은데, 이는 최근 불거진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이슈 등 악재가 여전히 살아있기 때문이다. 특히 키움증권은 내부 이슈로 초대형 투자은행(IB) 가능성마저 불투명해진 가운데 집단소송 움직임이 감지되는 등 홍역을 치르고 있다.

   
▲ 거래대금 증가 호재에 힘입어 올해 1분기 국내 증권사들이 연이어 호실적을 발표하고 있음에도 분위기가 좋지만은 않은 모습이다. /사진=김상문 기자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증시 주가지수가 어느 정도 회복되면서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도 바닥을 찍고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단 증권사가 없는 우리금융지주를 제외한 4대지주 계열 증권사들은 모두 흑자를 냈다. 전 분기 NH투자증권을 제외한 모든 회사가 적자를 본 것과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세부 내용을 보면 KB증권은 올해 1분기 1406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전년 동기 대비 23% 늘어났고 직전 분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도 지난 1분기 각각 순이익 1194억원과 834억원을 기록해 직전 분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NH투자증권의 1분기 순이익은 1841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직전 분기 대비 각각 80%와 166% 증가했다. 다른 증권사들보다 큰 이익 증가폭을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영업이익 또한 전년 동기 대비 55% 늘어난 2515억원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 한국금융지주의 경우 흑자 전환은 물론 ‘어닝 서프라이즈’도 기록했다. 한국금융지주의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3235억원 수준이다. 이밖에 키움증권과 하이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등의 증권사들도 호실적을 시현했다. 

특히 키움증권은 올해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7% 급증한 2924억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2.4% 급증한 3889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이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 역시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현대차증권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1812%와 1297% 폭증한 모습이다.

증권사들의 실적 호조는 수수료 수익 증가로 인해 가능했다. 국내증시는 작년 하반기부터 세계 어느 나라 증시보다도 뼈아픈 하락장을 맞이했지만, 올해 들어 낙폭을 상당히 회복하며 선전했다. 특히 2차전지 등 일부 업종에 대한 투자가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다.

그럼에도 증권가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다. 한국SG증권 매물폭탄 사태로 불거진 CFD 사태 등은 이제 초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특히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과 키움증권을 둘러싼 잡음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김 회장은 사퇴를 결정했지만, 이와 별개로 당국은 김 회장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일부 주주들은 키움증권에 대한 집단소송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키움증권의 경우 올해 초대형IB 인가 신청 등 중요한 시기를 통과하고 있었지만 지연이 불가피해졌다”면서 “다른 증권사들의 경우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리스크가 산재해 있어 1분기 호실적에 축포를 터뜨릴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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