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인도네시아 북수마트라주(州) 메단에서 30일(현지시간) 113명이 탑승한 군 수송기가 주거지역에 추락해 탑승객 전원을 포함해 최소 116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외신들은 군 물자 등을 싣고 이날 오후 12시8분께 메단 공군기지를 출발해 나투나 제도로 향하던 인도네시아 공군의 허큘리스 C-130 수송기가 이륙 2분여 만에 추락, 공군기지에서 약 5km가량 떨어진 주택가의 신축 건물을 덮쳤다고 보도했다.

AFP통신은 아구스 수프리아트나 인도네시아 공군 참모총장을 인용해 이 수송기에 승무원 12명, 일반 승객 101명 등 총 113명이 타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사고 현장에서 돌아온 수프리아트나 참모총장은 "생존자는 없다"며 현재까지 시신 49구가 확인됐다고 전했다. 사망자에는 어린이 1명도 포함됐다.

또 조종사가 이륙 직후 회항을 요청했다며 엔진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행기는 '아주 좋은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메단 공군기지 대변인은 탑승자 모두 군인 가족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구조 당국은 비행기 충돌 당시 지상에서도 3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현지 TV방송은 목격자들을 인용, 사고기가 메단 시내의 한 호텔과 주거지역에 추락하면서 불길에 휩싸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사고 현장 부근의 국제학교에 근무하는 노비라는 이름의 여성은 AFP통신에 "창밖에서 비행기 소리가 들려 내다보니 비행기가 아주 낮게 날고 있었다. 너무 무서웠다"고 말했다.

사고가 발생한 메단은 인구 200만 명의 대도시로, 인도네시아의 경제 중심지로 꼽히는 곳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군과 민간 모두 항공 안전에 취약해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메단에서는 지난 2005년에도 만달라 항공 여객기가 이륙 직후 인구가 많은 교외 지역에 추락해 최소 150명이 숨진 바 있다. 지난해 12월에도 에어아시아 비행기가 수라바야를 출발해 싱가포르로 가던 중 자바해에서 추락해 162명이 사망했다.

2012년 6월에는 포커-27 군 제트기가 자카르타 주거 지역에 추락해 최소 11명이 사망했다. 지난 4월에도 F-16 전투기가 자카르타 공군기지에서 이륙하려던 순간 폭발해 조종사가 탈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