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미보유' 우리금융지주 행보에도 시선 쏠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LS네트웍스가 지난 4월 중순 금융위원회에 대주주 변경 승인 신청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증권업계에 다시 한 번 지각변동이 감지된다. 이베스트로서는 약 15년 만에 다시 대기업 계열사로 편입된다는 의미가 있고,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증권사를 보유하지 않은 우리금융의 향후 행보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LS네트웍스가 지난 4월 중순 금융위원회에 대주주 변경 승인 신청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증권업계에 다시 한 번 지각변동이 감지된다. /사진=김상문 기자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사모펀드를 통해 이베스트투자증권을 간접 보유하고 있던 LS네트웍스가 대주주 변경 승인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LS네트웍스는 지난달 중순 금융위원회에 대주주 변경 승인 신청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LS네트웍스가 최대주주 지위에 등극하기 위한 절차를 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 2008년 조성된 지앤에이사모투자전문회사(G&A PEF)는 작년 말을 기준으로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지분 61.71%를 보유 중이다. 또 LS네트웍스는 G&A PEF 지분 98.8%를 가진 최대 출자자다. 금융위원회의 승인이 나올 경우 LS네트웍스는 잔여지분 1.2% 몫을 포함해 이베스트투자증권 지분 전체를 넘겨받아 대주주 지위에 등극한다.

LS네트웍스 측은 "아직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인수와 매각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인수도 한 가지 방안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상태다. 만약 이번 인수가 성사되면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 2008년 사모펀드에 인수된 지 15년 만에 대기업 계열사로 편입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역사 전체를 보면 범 LG계열로 돌아간다는 의미도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 1999년 LG증권과 일본의 소프트뱅크, 미국의 이트레이드 등이 합작해 국내 첫 온라인 증권사로 출범한 기업이다. 이후 LG카드 사태 등을 겪으며 이트레이드 재팬으로 인수됐고, 소프트뱅크를 거친 뒤 2008년 G&A PEF에 인수됐다. 

구자열 LS그룹 이사회 의장과의 인연도 눈에 띈다. 구 의장은 이베스트투자증권 설립 전인 1995년부터 LG증권에서 일했고 부사장까지 지낸 인물이다. 작년 말 기준 구 의장은 E1 지분을 12.78% 보유한 최대주주인데, E1은 LS네트웍스 지분 81.8%를 들고 있다. 즉, 구자열-E1-LS네트웍스-이베스트투자증권으로 연결되는 지배구조가 형성된다.

이번 인수가 눈길을 끄는 것은 이것이 증권업계 판도 변화의 시작점일 가능성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금까지 꾸준히 우리금융지주의 증권사 매물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던 회사였다. LS네트웍스의 이번 인수건이 진행됨에 따라 우리금융지주의 움직임에도 더욱 많은 시선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후보군은 여전히 SK증권‧유안타증권 등이다. 일각에선 대형사인 삼성증권은 거론하는 경우도 있다. 상당히 드라마틱한 시나리오마저 거론되는 이유는 그만큼 우리금융지주의 증권사 인수 의지가 강하다는 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물이 마땅치 않다는 현실 간의 긴장 때문이다. 

국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은행들의 부실 이슈가 문제라면 한국은 증권사들의 지방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이슈가 뇌관 중 하나”라면서 “갑작스럽게 상황이 악화되는 회사가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고, 그러다 보면 업계 판도가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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