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브로이 대표밀맥주 공격 마케팅…곰표 시즌2는 아직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인기 수제맥주 ‘곰표밀맥주’ 상표를 놓고 제조사인 세븐브로이맥주(이하 세븐브로이)와 제주맥주 간 감정이 상한 가운데, 세븐브로이가 먼저 기존 맥주 맛을 구현한 신제품을 들고 나와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제주맥주도 제품 출시를 예고했지만 정확한 시점을 밝히지 않아 여름 성수기 시장에서 누가 우위를 점할지 주목된다. 

   
▲ 세븐브로이 대표밀맥주(왼쪽), 대한제분 상표권 곰표밀맥주(오른쪽)/사진=각 사 제공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세븐브로이 ‘대표밀맥주’는 지난 달 말 편의점 CU 등 유통채널 판매를 시작한 반면, 제주맥주 ‘곰표밀맥주 시즌2’는 구체적인 콘셉트도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곰표맥주 상표권을 가진 대한제분은 2020년부터 3년 간 제품 개발생산을 맡았던 세븐브로이와 지난 3월31자로 계약을 종료했다. 입찰을 거쳐 새로운 곰표맥주 제조사로 선정한 업체는 제주맥주다.  

세븐브로이는 곧바로 기존 곰표밀맥주에서 이름만 바꾼 ‘대표밀맥주’를 내놓았다. 곰표 상표권 계약 종료 이후 한 달 사이에 제품명부터 패키지 디자인까지 모두 확정하고 유통채널 납품을 시작했다. 중간에 곰표의 곰 캐릭터가 표절에 휘말릴 것을 우려해 호랑이로 교체하는 작업도 완료했다.

곰표밀맥주와 맛이 같더라도, 제품명과 캐릭터가 완전히 다른 만큼 아예 신제품으로 인식될 것을 우려해 ‘시간차 전략’을 쓴 셈이다.  

여세를 몰아 지난 13일 서울숲길에 ‘대표 밀맥주’를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오프라인 팝업 매장까지 열었다. 소비자에게 익숙한 맛과 생소한 브랜드명을 한 번에 각인시키는 취지다. 

대한제분과 제주맥주가 예고한 ‘곰표밀맥주 시즌2’는 베일에 싸여있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다는 점에서는 아직 우위지만, 여름 성수기에 제품 출시 시기가 다소 늦어지고 있다는 점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제주맥주로서는 세븐브로이 대표밀맥주가 이미 편의점 CU에서 팔리고 있는 만큼, 제품 콘셉트에 고민이 깊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편의점 가운데 최다 점포를 보유한 CU는 2020년 곰표밀맥주 출시 초기 단독판매를 진행하며 흥행을 뒷받침했다. 현재 CU에서는 기존 곰표밀맥주 재고와 세븐브로이 대표밀맥주가 동시에 판매되고 있다. 

제주맥주 관계자는 “(곰표밀맥주 시즌2) 제품 출고 시기나 유통채널 입점 등에 대해서 내부 논의 중이지만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CU 관계자는 “곰표밀맥주 시즌2 입점 여부는 콘셉트 등 일단 제품이 나와야 고민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세븐브로이와 제주맥주는 모두 이번 신제품에 사활을 걸 전망이다. 

제주맥주는 연결 기준 올 1분기 영업손실 20억56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적자폭이 확대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46억8600만 원으로 전년 동기(63억3400만 원)보다 26.0% 줄었다. 제주맥주로서는 곰표밀맥주와 같이 매출을 견인할 강력한 한방이 필요한 시점이다. 

세븐브로이도 올 상반기 코스닥 IPO(기업공개) 작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20년 5월 대한제분과 세븐브로이가 함께 선보였던 곰표밀맥주는 3년 간 5850만 캔이 팔려 나갔다. CU에서는 올해 상반기까지도 맥주 판매 상위 5위권에 곰표밀맥주가 이름을 올릴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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