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금 10조원 가까이 모여…6월 하순부턴 IPO 제도 변경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올해 상반기 신규상장(IPO) '최대어'로 손꼽히는 기가비스의 상장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일반 청약에서 최종 823.7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청약증거금만 10조원 가까이 모은 이 종목은 마침 반도체 업종이 부각 받는 흐름과 맞물려 상장 당일 좋은 흐름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모은다. 내달 하순부터 신규상장 종목의 상장일 가격제한폭이 공모 가격의 60~400%로 확대된다는 점에서 기가비스가 ‘마지막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 기록 후 상한가)’ 종목이 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 올해 상반기 신규상장(IPO) '최대어'로 손꼽히는 기가비스의 상장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며 투자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23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24일 기가비스가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된다. 기가비스는 반도체 기판 자동광학검사기(AOI)와 자동광학수리기(AOR) 등의 제작·판매사업을 영위하는 글로벌 반도체 장비기업으로, 최근 부각 받는 반도체 섹터에 속해있다. 광학기술을 통해 반도체 기판 결함을 검사하고, 레이저 가공 기술로 불량을 수리해 수율을 향상시키는 장비를 만든다.

여러 면에서 기가비스 상장은 시선을 집중시키는데, 우선 공모청약 단계에서부터 흥행에 성공했다. 상장주간사 삼성증권에 따르면 이번 공모청약에서 증거금은 9조8215억원이 몰렸다. 그보다 앞선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는 희망공모가 밴드(3만4400원~3만 9700원)를 넘긴 4만3000원에 공모가가 확정되며 시선을 집중시켰다.

사실 최근 IPO 종목들의 상장 당일 흐름은 좋지만은 않았다. 올해 IPO 최고경쟁률을 기록한 모니터랩의 경우 지난 19일 상장 당시 공모가(9800원)의 100%에 가까운 1만9600원에서 시가를 만들었지만 주가가 더 뻗어나가지 못하고 흘러내려 현재도 1만4000원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여전히 공모가보다는 높은 수준이지만 시장의 기대엔 못 미친 흐름이다.

그런 면에서 기가비스의 상장 이후 성적은 하반기에 남아있는 다른 IPO주들의 상장 전략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만약 기가비스가 ‘따상’에 성공할 경우 한동안 한국 주식시장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따상 기록의 마지막을 장식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오는 6월 하순부터 신규상장 종목의 상장일 가격제한폭이 공모 가격의 60~400%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변동성 폭이 엄청나게 커지기 때문에 소수 투자자가 공모주 물량을 소위 ‘싹쓸이’하는 사례는 없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공모가의 4배까지 오를 수 있는 종목이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 리스크도 상당히 커질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IPO 방식은 내달 26일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기존 방식으로 몇 종목이 더 상장을 할 예정이지만, 기가비스만큼의 주목도를 가진 종목이 그리 많지는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달부터 새로운 IPO 방식이 적용되면 상당수 투자자들은 관망 모드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시장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존 방식으로 상장하는 마지막 기업들의 움직임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유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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