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스킨라빈스 등 제페토 운영 중단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코로나19가 엔데믹 전환되면서 식품·유통업계가 다시 오프라인에 공들이는 분위기다. 메타버스 열풍은 사그라졌지만, 이미 구축한 플랫폼을 놀릴 수 없는 기업들은 다각도로 활용방안을 모색 중이다. 

24일 SPC그룹과 농심, 이디야커피 등 식품외식 기업들이 지난해까지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메타버스 플랫폼은 개점휴업 상태다. 이들 기업은 주로 네이버 제페토와 같은 대기업이 만든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어 비용 관리 부담은 크지 않지만, 디지컬커머스로 연계하겠다는 초기 목표에는 미치지 못했다. 

   
▲ 24일 오전 접속자수가 기자 1명 뿐인 제페토 배스킨라빈스 베라 팩토리(위), 농심 신라면분식점(아래)/사진=제페토 화면 캡쳐


SPC그룹은 2021년 배스킨라빈스를 내세워 제페토에 단독 공식 맵 ‘배라 팩토리’를 론칭했다. 단순히 배스킨라빈스 매장을 가상공간에 구현한 것뿐만이 아니라, 가상 세계와 현실을 넘나드는 디지털 커머스가 핵심이다. 사용자들은 배스킨라빈스 월드맵 내 키오스크를 통해 실제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 가능한 할인 쿠폰을 발행 받거나 할인된 모바일 교환권을 구매할 수 있다.

다만 최근 코로나 시국이 종결되며 메타버스 자체 인기가 예전 같지 않은 탓에 제페토 내 배스킨라빈스 월드도 지난해 7월 이후 업데이트를 멈췄다. 

이디야커피도 2021년 네이버제트와 메타버스 업무협약을 맺고, 제페토에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첫 가상매장을 열었지만 현재는 운영하지 않고 있다. 

대신 이디야커피는 MZ세대 취향에 맞춰 가상현실 캐릭터를 오프라인으로 끌어냈다. 게임 ‘로스트아크’ 대표 마스코트 ‘모코코’를 주제로 꾸민 부산 팝업 매장에 오픈런 인파가 몰려 화제가 되는 등이다. 

농심은 지난해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구축한 ‘신라면분식점’을 올해 초 서울 성수동에 실제 공간으로 구현했다.

편의점 씨유(CU)도 지난해 제페토에 시공간적 제약 없는 가상현실 편의점을 열고 빙그레 등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했지만, 한시적 운영에 그쳤다.  CU 관계자는 “(IT 분야는) 지속적으로 관심이 필요하다”며 “메타버스를 활용한 새로운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타버스(Metaverse)란 가공·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를 일컫는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가상현실 마케팅이 부상하면서 메타버스는 이른바 ‘기회의 땅’으로 불리기도 했다. 

일상이 회복되면서 가상세계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오프라인(현실세계)으로 전환한 것이 ‘메타버스 거품론’에 힘을 실었다고 관련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10월 산업 메타버스 코어(Industrial Metaverse Core) 팀을 꾸렸다가 4개 월 만에 팀 100여 명을 전원 해고했다. 디즈니도 지난해 2월 메타버스 사업 1년 만에 관련 개발 부서를 해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SPC 관계자는 “배스킨라빈스는 계약기간 종료에 따라 제페토 운영을 중단했다”며 “다만 향후에도 메타버스, 증강현실, AI 등 차세대 플랫폼을 활용한 마케팅 활동을 이어나가기 위해 방법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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