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민서 기자]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가 억울한 옥살이를 한 두 남자의 잃어버린 30년을 조명한다.

25일 오후 방송되는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는 배우 김정태, 가수 이채연, 모델 이현이가 이야기 친구로 출연한다.  

   
▲ 25일 방송되는 SBS '꼬꼬무'가 억울한 옥살이를 한 두 남자의 잃어버린 30년을 재조명한다. /사진=SBS 제공


1990년 1월 4일, 연초부터 부산이 발칵 뒤집힐만한 끔찍한 사건이 벌어진다. 낙동강변에서 데이트 하던 남녀를 상대로 강도 살인 사건이 일어난 것. 여자는 잔혹하게 살해당한 채 갈대숲에서 발견이 됐고, 동승자인 남자는 겨우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끝내 범인은 잡히지 않고 미제로 남게 된다.

그런데 2년 뒤, 이 사건의 진범이 붙잡혔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범인들은 바로 장동익(33) 씨와 최인철(30) 씨였다. 범행 일체를 전부 자백했다는 두 사람. 사건 현장에선 그들이 범인임을 알려주는 결정적 증거와 목격자 진술도 나온다. 

하지만 뒤늦게 이 소식을 들은 가족들은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 두 사람은 평소 범죄와는 거리가 먼 평범한 가장이었던 것. 대체 어떻게 된 걸까.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두 사람은 그동안의 진술을 뒤집는다.

"억울합니다. 강도짓도, 강간도, 살인도 하지 않았습니다."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재판 내내 억울함을 주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대법운 판결까지 간 두 사람은 결국 무기징역을 받게 된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 2016년, 서울. 사회부 새내기 문상현 기자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가깝게 지내던 한 지인의 제보 전화였다.

"그 사람들이 살인 누명을 썼다는데. 좀 도와줄 수 있나."

며칠 뒤, 문 기자는 부산에서 올라온 50대 남성 두 명과 마주 앉았다. 21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는 두 사람은 바로 동익 씨와 인철 씨였다. 그런데 문 기자는 의아했다. 그냥 살인도 아닌 강간 살인을 저질러 놓고 억울하다니. 심지어 감형까지 받아 놓고 이제 와서 왜 누명을 썼다는 걸까.

고개를 한참 갸웃거리며 반신반의하던 그때였다. 두 사람이 문 기자에게 분홍보따리를 슬며시 내밀었다. 그런데 잠시 뒤, 분홍보따리를 살펴본 문기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보따리 안에는 두 남자의 무죄를 입증해 줄 증거들이 수북하게 들어 있었던 것이다.

문 기자는 두 사람을 돕고 싶었다. 그래서 전문가를 찾기 시작했다. 바로, 수원노숙소녀사건 재심에서 무죄를 이끌어내 이름을 알린 재심 계의 스타 변호사, 박준영이었다. 얼마 뒤, 분홍 보따리 속 자료들을 검토한 박 변호사가 전화를 걸어왔다.

"이 분들 범인 아니에요. 한번 만나시죠."

이 사건이 온통 ‘조작’과 ‘은폐’로 가득 차 있다는 것. 두 사람은 대체 어쩌다 잔혹한 살인사건의 주인공이 된 걸까. 이날 오후 10시 30분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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