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서영 기자] 올 들어 급등세를 펼치던 중국 증시가 최근 폭락세를 이어가면서 거품 붕괴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세계 금융시장에 따르면 전날 기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달 12일 기록한 연고점(5166.35) 대비 24% 가량 하락했다. 지난 3주간 줄어든 상하이 증시의 시가총액은 2조8000억 달러(약 3137조원)에 달했다.
상하이지수는 전날 중국 당국의 긴급 부양책에도 급락하면서 4000선 밑으로 떨어졌다. 3일에도 상하이지수는 전장대비 5.77% 하락한 3686.92로 마감하면서 3700선마저 무너졌다.
올해 들어 중국 증시는 이어진 경기부양책(기준금리·지급준비율 인하)과 정책 기대감 등으로 강세 흐름을 탔다. 지난달 초 상하이 지수는 7년 5개월가량 만에 50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승승장구하던 중국 증시가 고꾸라진 것은 지난달 중반부터였다. 하루 3% 이상 급락하는 날이 속출하면서 당시 시장에서는 조정 국면에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 린치(BOAML)의 전 세계 펀드매니저 조사에서도 응답자 10명 가운데 7명이 '중국 증시가 거품'이라고 진단했다.
이달 들어서도 중국 증시의 폭락 분위기는 반전되지 않고 있다. '큰손' 투자자들도 중국 증시를 우려의 시선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로이터통신은 "그리스와 푸에르토리코의 부채 위기가 최근 신문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지만 미국의 거물급 투자자들은 경계 대상 최상위 국가로 중국을 꼽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채권투자회사 핌코의 댄 이바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매일 전략 회의에서 중국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며 "중국은 위험성 면에서 주시해야 할 대상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차기 채권왕으로 꼽히는 제프리 군드라흐는 "예전에 말했듯이 2014~2015년 상하이 증시가 1999~2000년 (거품 붕괴가 있었던) 나스닥처럼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큰손들의 우려처럼 증시의 거품이 꺼지면 중국 경제에도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빚을 내 투자하는 신용거래의 급증이 중국 증시의 활황의 한 원인이기 때문이다.
8900만명에 달하는 투자자 중 상당수는 신용거래를 하고 있어 시장 폭락세가 이어지면 빚을 갚느라 소비 지출을 줄이는 투자자가 늘어 중국 경제에도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상하이와 선전의 양대 증시에 증권사 등의 자금을 빌려 투자하는 신용거래 건수가 많아 장기 폭락세를 보일 경우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