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기자] 영화 <데드 맨 워킹>은 미국에서 사형제 폐지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선 헬렌 프레전 수녀의 동명 논픽션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살인을 저지른 극악한 죄수를 놓고 '국가 권력이 또 다른 살인을 명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사형제에 대해 숙고하게 만든다.

   
▲ '데드 맨 워킹' 삶의 끝자락 사형수…숨이 끊기는 순간 향한 손은? / 영화 '데드 맨 워킹' 스틸컷

<데드 맨 워킹>은 찬성도 반대도 모두 저마다의 입장이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도록 치우치지 않은 시각을 유지하면서, 인간의 본질, 화해와 용서, 속죄와 진실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해준다.

<데드 맨 워킹>은 처음부터 끝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잃지 않게 하는 헬렌 수녀 역의 수잔 새런든과 사형수 폰슬렛 역의 숀 펜의 명연기를 감상할 수 있다.

매튜 폰슬렛은 데이트 중이던 10대 남녀를 납치, 여성을 강간하고 두 사람을 잔인하게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 받고 루이지애나 주립 교도소에 6년째 복역하고 있다.

강경한 형 집행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져가는 가운데 무죄를 주장하던 폰슬렛은 항소장을 직접 쓰고, 제출해줄 사람을 찾다 헬렌 프레전 수녀에게 편지를 쓰게 된다.

헬렌 수녀는 흑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빈민가의 재건 프로젝트에 참여해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다 전혀 접해본 적 없는 사형수 구제 청원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인종차별주의자, 성차별주의자, 폭력적이고 교육 수준이 낮은 백인 하류층 범죄자의 사형을 저지하면서 헬렌 수녀는 교도소의 신부와 피해자 가족은 물론 자신이 돌보는 흑인 공동체와 가족의 반발에 부딪힌다.

폰슬렛은 형 집행일까지 면담을 해줄 정신적 조언자로 헬렌 수녀를 지목하고, 헬렌 수녀는 폰슬렛이 약물주사법으로 숨이 끊어지는 순간까지 그의 곁에서 진실과 화해를 위한 길로 인도한다.

<데드 맨 워킹>은 6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잔 새런든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그 외에도 숀펜(남우주연상), 팀 로빈스(감독상), 브루스 스프링스틴(주제가)이 노미네이트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