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그리스에서 5일(현지시간) 운명의 국민투표가 시작됐다.
1100만 명의 그리스 국민은 물론 각 유럽국가들도 국제 채권단의 채무 협상안 수용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투표는 구제금융을 위해 더 많은 긴축을 그리스 국민이 받아들일 것인지를 묻는 것이 핵심이다.
1974년 입헌군주제를 폐지할 때 치른 이후 41년 만에 처음인 그리스 국민투표에 대한 궁금한 사항을 문답풀이로 정리해 본다.
◇ 무엇을 묻는 국민투표인가
투표는 "6월 25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이 제안한 협상안을 받아들이겠는가"를 유권자에게 묻는다.
채권단의 협상안을 받아들이면 '찬성'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반대'를 찍으면 된다. 다만 투표 질문의 효력 여부를 놓고 말들이 많다. 채권단은 구제금융을 올해 11월까지 5개월 연장하는 방안을 내놨지만 협상은 결렬됐고 구제금융은 지난달 30일자로 끝났다.
그리스 국민은 협상 테이블에 더는 오르지 못하는 협상안에 대한 찬반 의견을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왜 국민투표까지 하게 됐나
5개월간의 협상이 타결에 이르지 못하자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지난달 26일 밤 채권단의 협상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시행하겠다는 '깜짝 발표'를 했다.
그리스 정부는 국민투표가 반대로 통과되면 그리스의 협상력이 높아져 "더 좋은 협상안"을 얻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유럽 정상들은 반대표의 승리는 유로화를 버리고 그리스와 유로존과의 관계를 손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찬성으로 국민투표가 마무리되면 치프라스 총리가 이끄는 정부의 정당성은 약해질 수 있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투표 결과가 찬성으로 나오면 물러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 그리스 정당들 입장은
올해 '긴축 반대'를 내세워 정권을 잡은 급진좌파연합(시리자)과 시리자와 연립 정부를 구성한 그리스독립당(ANEL)은 국민투표에서 반대를 찍으라고 국민을 독려한다. 네오나치 성향의 극우정당 황금새벽당도 반대를 지지한다.
반면 제1야당인 신민당(중도 우파)과 사회당(중도 좌파), 투포타미(중도 좌파)는 찬성표를 던질 것을 국민에게 호소했다.
◇ 유권자 수는
그리스의 총 유권자 수는 985만5029명이며 투표소는 그리스 전역에 모두 1만9159개가 설치됐다. 대개 유권자들은 자신이 태어난 도시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투표한다. 투표를 독려하기 위해 기차와 버스, 국내선 항공편의 운임은 할인된다. 해외에 거주하는 그리스인은 귀국해야만 투표를 할 수 있다. 그리스는 많은 섬들로 이뤄진 나라이기 때문에 투·개표 과정에서 시간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 투표 시작과 종료 시점 및 투입 비용은
투표는 5일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한국시간 6일 오전 1시)까지 이뤄진다. 그리스 내무부는 이번 국민투표에 250만 유로 이하의 비용이 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올해 1월 시리자가 정권을 잡았던 선거에서 사용된 비용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