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유엔에 의약품 지원을 요청했다. 극심한 가뭄이 장장 18개월간 지속되면서 수질 악화로 인한 수인성 질병이 늘어난 까닭이다.

연합뉴스는 미국의소리(VOA) 방송의 5일자 보도를 인용하며 이 사실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식량농업기구(FAO) 등 유엔 기구와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 민간단체 등으로 구성된 공동조사단은 지난달 황해도의 가뭄 상황을 둘러본 뒤 보고서를 작성했다. 북한이 수질 정화제와 수인성 질병 예방을 위한 의약품 지원을 요청한 사실은 이 보고서 내용에 들어있는 것이다.

공동조사단은 건조한 날씨로 북한이 음용수 부족과 수질 악화에 시달리면서 특히 여성과 5세 미만 어린이들의 수인성 질병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북한 환경의 악화상황도 상당히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뭄 피해 지역에서 보리 등 이모작 수확량이 작년보다 40∼50%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조한 날씨가 앞으로도 계속되면 가을 쌀과 강냉이 수확량도 30∼40% 줄어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공동조사단은 국제사회가 의약품을 신속히 주민들에게 제공하는 등 긴급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며, 각 기구가 협력해 가뭄은 물론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홍수에 대비한 비상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디어펜=문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