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준희 기자] “뿌리가 없는 나무는 클 수가 없습니다. 뿌리부터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이성호 대전광역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은 4일 경기도 광주 곤지암 팀업캠퍼스 야구장에서 열린 ‘2023 미디어펜배 전국 유소년야구대회’ 충남중-수원북중의 결승전 및 폐막식 현장을 찾아 이 같이 말했다.

지난해 6월 대전시야구협회 회장으로 취임한 이 회장은 대덕대학교와 업무협약을 통해 대전권 대학 최초 야구부 창단을 추진하는 등 지역 야구계 현안 해결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전날까지 6박 7일간 일정으로 출장울 다녀와 고단한 와중에도 이 회장은 대전 지역 대표로 출전한 충남중학교가 대회 결승까지 오르자 직접 관전하며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이 회장은 수원북중학교를 상대로 9-0 완승을 거둔 충남중의 우승을 현장에서 만끽했다.

이 회장은 “뿌리가 없는 나무는 클 수가 없다”며 “뿌리부터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팀 훈련을 통한 성장이 가장 중요하다”고 유소년 야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열악한 환경에서 선수들을 포함한 야구인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지자체를 비롯해 기업 등에서 지역 야구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이성호 대전광역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이 미디어펜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다음은 이 회장과 일문일답.

-충남중의 우승을 축하한다. 충남중 야구부에 덕담 한 마디 한다면.
“지난 2019년부터 충남중 야구부를 이끌었던 이강돈 감독이 2월 말 물러나고 정경훈 코치가 감독으로 승진했다. 감독 취임 후 치르는 첫 시합인데 결승전까지 올라오고 우승까지 하게 돼서 기분이 좋다. 선수들이 지난 봄 평가전 치를 때보다 타격감이 좋았던 것 같다. 정 감독이 집중적으로 선수들을 가르친 보람이 나타나는 것 같다. 다음 주부터 경북 경주에서 치르는 전국 중학야구선수권대회에서 지금 이 기세를 이어간다면 좋은 성적 내지 않을까 생각한다. 고생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지난해 협회장 취임 후 1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간의 소회를 돌아보자면.
“지난해 6월 보궐선거를 통해 대전시야구협회 회장에 당선된 뒤 지난달 신흥초등학교 야구부가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13년 만에 우승하는 등 좋은 성적을 거뒀다. 류덕현 신흥초 감독이 12세 이하(U-12) 야구대표팀 지휘봉을 잡는 등 경사도 있었다. 행운이 따라준 것 같다.”

-이번 미디어펜 전국 유소년야구대회가 충남중에 갖는 의미는.
“중학교가 사실 시합이 많지 않다. 미디어펜 전국 유소년야구대회는 큰 규모의 대회다. 중학교 선수들한테는 정말 좋은 기회다. 연습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실전을 치르더라도 경기도 팀은 경기도 내에서만 할 수 있고, 대전 팀은 대전 내에서만 할 수 있다. 접할 수 있는 타자나 투수 유형이 적다. 전국의 다양한 팀과 경기하는 게 아이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새로운 유형의 타자와 투수를 만날 수 있다. 다음 주부터 치르는 중학야구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이번 대회가 실전 감각 체크와 함께 컨디션을 점검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협회장으로서 유소년 야구에 대한 철학은.
“유소년 야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뿌리가 없는 나무는 클 수가 없다. 뿌리부터 아이들한테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팀을 이뤄서 훈련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요즘은 학교 훈련보다는 개인적으로 레슨 받는 경우가 많다. ‘나 혼자만 살겠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고쳐져야 한다."

-최근 야구계는 물론 전반적인 유소년 엘리트 스포츠가 어려운 환경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우리나라는 지금 미국 야구를 지향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일본 야구를 지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나라 유소년 야구가 클럽 문화로 바뀌고 있는데 이미 일본에서 시행했다가 실패한 사례가 있다. 일본도 클럽 문화로 가다가 다시 엘리트 체제로 바뀌고 있다. 클럽으로 바뀌면 관리가 어렵고 비용적으로 문제가 발생한다. 엘리트 야구팀이 클럽으로 전환 시 교육청이 5년간만 지원하고 이후 지원을 끊는다. 5년 후에는 클럽이 개인 사업자가 된다. 교육청에서도 클럽을 만드려는 이유가 엘리트 팀에 지원하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으로 알고 있다. 그때부터는 교육청에서 관리가 불가능하다. 비리 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관리 단체로서 상급 기관이 있어야 한다. 장기적 관점에서 클럽보다는 엘리트 야구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 절실하다.”

-현재 대전·충남권 야구계에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지금 대전이 울산 다음으로 유소년 야구팀이 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년에 한 대회씩은 꼭 우승을 한다. 열악한 환경에서 선수들을 비롯한 야구인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자체나 기업 등이 인프라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줬으면 좋겠다. 현재 대전은 엘리트 전용 정식 구장이 하나도 없다. 정치인들이 공약으로만 내걸고 실천이 되지 않았다. 올해 이장우 대전시장이 취임하면서 야구 인프라 관련 투자가 진척이 되고 있다.”

-관련 현안 해결을 위해 대전시야구협회 측에서 노력하는 부분이 있다면.
“지연 연고 프로야구팀인 한화 이글스에 유소년 유니폼 착용 시 무료 입장 등 혜택을 요청하고 있다. 아이들이 야구를 접할 수 있는 문턱을 낮춰주자는 취지다. 코로나 전까지만 해도 아이들이 유니폼을 입고 가면 무료 입장을 시켜줬다. 근데 어느 순간부터 그게 없어졌다. 아이들이 마음껏 야구를 관람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팀마다 연고지에서 진행하던 자체 유소년 대회도 부활시키려고 한다. 현재 한화 이글스 홍보팀 및 스카우트팀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좋은 결과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이번 대회와 관련해 한 말씀 부탁한다.
“대회를 치를 수 있게끔 도와주신 미디어펜 대표님과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내년에는 미디어펜배 전국 유소년야구대회가 좀 더 큰 대회로 발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런 대회가 선수들에게는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된다. 미디어펜배 전국 유소년야구대회가 더 많은 지원을 통해 성공적으로 정착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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