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선당후사”…정청래 백기투항에 상임위원장 분란 교통정리
여, ‘가결 당론’에도 돈봉투 체포동의안 부결…‘단일대오’ 건재
이래경 사태에 차기 혁신위원장 인선 지연…내홍 위험성 잔존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3일, 정청래 리스크 해소와 윤관석‧이성만 체포동의안 부결로 계파 갈등 확산에 대한 우려를 한시름 덜었다. 다만 차기 혁신위원장 인선이 지연됨에 따라 내홍의 잔불이 완벽하게 진화되진 못한 것으로 여겨진다.

운명의 한주를 보내고 있는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통해 내홍 수습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당초 민주당은 의총에서 이래경 사태에 대한 수습책을 마련할 것으로 여겨졌지만, 2시간 30분가량 진행된 의총에도 정청래 리스크만 해소하는 것에 그쳤다.

정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또 선당후사하겠다”라며 “오늘 저는 상임위원장 유권자인 국회의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면서 “유권자들의 선택을 인정하고 존중하고 승복하겠다”고 밝혔다. 상임위원장직을 고수하는 것이 계파 갈등을 초래하자 사실상 백기를 든 것이다. 

   
▲ 6월 12일 김진표 국회의장이 검찰이 제출한 무소속 윤관석, 이성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에 대하여 부결을 선언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에 당내 ‘이재명 사퇴론’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명계의 반발을 샀던 정 의원이 한발 물러남에 따라 갈등을 이어갈 명분이 부족하고, 이 대표 사퇴에 마땅한 대안도 마련되지 못했다는 이유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당내에서 ‘이재명 사퇴론’이 나오는 것에 대해 “중요한 것은 대안을 어떻게 만들어내는지가 훨씬 책임 있는 정치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대안 없는 사퇴론은 당내 ‘소수 의견’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아울러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으로 청구된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부결도 내홍 수습의 전조증상으로 여겨진다. 일부 이탈표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중심 단일대오가 건재한 것이 확인된 영향이다.

다만 당 혁신을 이끌 혁신위원장 인선이 지연되고 있어 내홍의 불씨는 잔존할 것으로 평가된다. 민주당은 이날 혁신위원회 역할과 인선에 대해 “(의원총회에서) 다양한 의견을 들었고 아직 확정하지는 못했다”라고 밝혔다. 혁신위원회가 출발 하기도 전에 혁신위원장이 낙마하는 이래경 사태로 혁신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따라서 ‘이래경 사태’를 어떻게 수습하느냐의 문제를 두고 민주당이 내홍의 갈림길에 서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현재 민주당의 내홍은 이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혁신을 말하면서도 혁신에 반하는 이번 체포동의안 부결로 여론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차기 혁신위원장이 당 혁신의 방향성을 잡고 내부 진통을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더 중요해졌다”라며 “혁신위의 역할과 인선을 정하는 문제를 두고 내부 갈등이 종결될 수도 더 확산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