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 글로벌 점유율 1~3위 모두 중국 업체…내연성·저가 장점
K-ESS, 인터배터리 유럽서 고품질 ESS 전시…고급화 전략
[미디어펜=조성준 기자]전기차 배터리와 함께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가졌다고 평가되던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중국에 잠식당하면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 배터리 업체들은 이번 인터배터리 유럽에서 고품질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며 반격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16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잉여 전력을 저장하는 장치인 ESS 글로벌 시장은 중국이 주도권을 잡고 있다.

   
▲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삼성SDI 에너지저장장치(ESS) 모습. 사진=삼성SDI 제공


지난해 ESS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은 1~3위를 싹쓸이했다. 1위는 CATL로, 43%의 점유율을 차지해 세계 시장의 절반을 차지했다. 뒤를 이어 BYD(11.5%), EVE(7.8%)가 각각 2·3위를 차지했다. 

2021년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던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은 점유율 하락을 보이며 지난해 각각 4, 5위로 하락했다.

중국 업체들은 국내 시장도 빠르게 접수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1~4월 ESS용 배터리의 중국 수출액과 수입액은 각각 27만8000달러와 3억5614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로써 대(對)중국 ESS 배터리 무역적자 규모는 3억5586만 달러로 전년 동기 1억9316만 달러보다 무려 84.2% 늘었다.

한국 ESS의 경쟁력 하락은 중국산 LFP 배터리의 저렴한 가격과 내연성 등 장점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한 때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던 국산 제품들은 2018년부터 빗발친 ESS 화재로 안전성이 도마에 올랐다. 여기에 화재에 강하다고 아려진 중국 LFP 배터리가 가격경쟁력까지 장착하고 한국산 ESS의 대체제로 급부상 한 것이다.

국내 업계는 고품질 전략과 해외 투자로 주도권을 다시 뺏어온다는 전략이다.

14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개막한 인터배터리 유럽에 참가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고성능 ESS를 전시하며 해외 바이어들의 관심을 끌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주택용 ESS 신규 브랜드인 엔블럭을 공개했다. 엔블럭 E는 ESS 배터리 팩을 끼워넣어 최대 5개까지 모듈을 확장하는 방식이다. 장승세 업체 측은 설치 편의성과 용량 확장 편의성으로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삼성SDI는 ESS용 대용량 배터리 ‘SBB’를 해외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다. SBB는 ESS 내에 배터리 셀과 모듈을 하나의 박스 형태로 구성한 제품으로, 설치 장소에서 전력망에 연결만 되면 바로 이용이 가능하다.
 
해외 투자도 진행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3조 원을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16기가와트시(GWh) 규모 ESS용 LFP 배터리 생산 공장을 건설 중이다.

삼성SDI는 지난달 중국 상하이에 연구·개발(R&D) 시설을 개소하고 본격적으로 ESS용 LFP 배터리 개발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ESS는 국내보다도 해외 시장에서 큰 폭의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분야"라며 "중국 업체의 가격 경쟁력을 이기려면 품질 차이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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