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 보고서 오류 증권사서 잇따라 지적
[미디어펜=이미경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해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가 반대 의견을 낸 가운데 제일모직 ISS 보고서에서는 ‘찬성’ 의견을 제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ISS가 합병이 진행되고 있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에 서로 다른 의견을 주주들에게 권고한 것에서 ISS 보고서가 객관성이 떨어지고 주관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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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해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가 반대 의견을 낸 가운데 제일모직 ISS 보고서에서는 ‘찬성’ 의견을 제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7일 업계에 따르면 ISS는 최근 제일모직 주식을 갖고 있는 기관투자가들에게 “삼성물산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이번 합병은 제일모직 주주들에게 유리하다”고 전했다.
ISS의 기본 입장은 제일모직은 ‘찬성’, 삼성물산은 ‘반대’다. 문제는 합병 비율, 바이오 사업 가치, 합병 시너지 효과 등에 대해서도 다른 평가를 했다는 것이다.
ISS가 삼성물산 주주 대상 보고서에는 “합병 비율 산정 시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제일모직 주주들에게 보낸 보고서를 보면 “현행법상 문제가 없다”고 했다.
또 ISS는 시장에서 제일모직이 보유한 바이오 사업 가치를 7조5000억원 규모로 보는 데 반해 ISS는 6조 가량 낮은 1조5000억원으로 계산했했지만 제일모직에게는 “합병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주주로 올라서 성장 기회 발굴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일한 사안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을 낸 점에서 ISS가 객관적인 의견을 내는 것보다 이해관계에 따라서 한 쪽 편에 맞게 의견을 낸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외국에서는 이미 의결권 자문회사가 의결권이나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할 때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이미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합병 반대 권고에 대해 보고서 오류를 지적하는 국내 증권사들의 보고서가 잇따라 나오고 있는 상황.
신정섭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의결권 자문회사는 객관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해관계 때문에 한쪽 편을 들어줄 가능성이 크다”며 “ISS의 경우 기본적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경영자들과 철학이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ISS 보고서와 관련해 삼성 한 관계자는 “ISS의 결정은 허점이 많이 보이는 상당히 비합리적인 결정”이라며 “ISS의 의견을 보면 사실상 결함이 있고 왜곡됐으며 시장의 반응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