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상순 지났는데 일절 보도 안해, 조사 및 대책 강구에 시간 필요 관측
美블링컨 방중·한미 연합·합동화력격멸훈련·美SSGN 입항 등 정세 영향도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이달 상순으로 예고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개최 사실을 16일에도 보도하지 않았다. 늦어도 15일까지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전원회의를 연기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날 오전 북한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방송, 조선중앙TV 등 관영 매체 보도에선 일절 당 전원회의 관련 소식이 없었다. 앞서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지난달 말 회의를 열고 6월 상순 당중앙위 제8기 제8차 전원회의를 소집할 것을 결정한 바 있다. 

북한은 통상 전날 개최한 주요행사 소식을 다음날 매체를 통해 보도해왔다. 따라서 16일 관련 보도가 없는 만큼 전날인 15일까지 전원회의가 열리지 않았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31일 군사정찰위성 1호기 발사가 실패한 이후 회의에서 상반기 사업에 대한 평가를 하려던 구상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사회를 맡아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7차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26일 개최했다고 노동신문이 27일 보도했다. 2023.2.27./사진=뉴스1

앞서 북한은 자신들이 위성이라고 주장하는 발사체의 발사 실패 사실을 공개하고 “2단계 발동기(로켓 엔진)의 시동 이상으로 서해에 추락했다”며 “결함을 구체적으로 조사하고 과학·기술적 대책을 시급히 강구해 여러가지 시험을 거쳐서 가급적 빠른 시간 내 2차 발사를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 전원회의에서 실패원인 및 후속조치를 밝혀야 하는데 시간이 더 필요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와 함께 최근 한반도 및 주변 정세를 감안해 회의 일정이 조정됐을 가능성도 있다. 조만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해 미중 대화를 앞두고 있으므로 이를 주시할 필요가 생겼다. 

또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5일까지 한미 연합·합동화력격멸훈련이 총 5차례 이어지고 있고, 16일 오전엔 미국 해군의 오하이오급 핵추진 순항유도탄 잠수함(SSGN) 미시건함이 16일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북한은 한미 화력훈련에 반발해 15일 저녁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하기도 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지난 4월 13일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시험발사 이후 63일만이다.

이 밖에 북한이 전원회의를 비공개적으로 열고 수일동안 진행된 회의 결과를 추후 종합적으로 보도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이 이미 전원회의를 시작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북한은 제8차 당대회 기간 하루에 끝난 1차 전원회의를 제외하고 제8기 2~7차 전원회의를 짧게는 3일간 길게는 6일간 일정으로 진행했다.

노동당 전원회의는 당대회가 열리지 않는 기간 대내외 주요정책을 논의·의결하는 자리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당 총비서 자격으로 주재한다. 

앞서 북한은 이번 제8차 전원회의를 예고하면서 “2023년도 상반년 기간 당 및 국가 행정기관들의 사업정형과 인민경제계획 수행 실태를 총화(결산) 대책하고, 우리혁명 발전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정책적 문제들을 토의한다”고 말했다. 

   
▲ 군이 15일 오후 8시 50분 전북 군산 어청도 서쪽 200여㎞ 해역에서 인양한 북한 우주 발사체 일부. 2023.6.16./사진=합참

통일부는 16일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 개최 관련 동향에 대해 조금 더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이효정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은 통상 전원회의 개최 이후 다음날 공식매체를 통해서 전원회의 개최 사실을 보도해왔다”며 “아직까지 8차 전원회의에 대해서는 공색매체를 통해서 개최 사실이 보도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이 부대변인은 이어 “북한이 지금까지 전원회의와 관련한 보도는 모두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또한 “전원회의에 한해서는 종료 이후에 보도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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