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국내 투자 확대…삼성전자·LG전자, 해외 배당수익 확대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정부가 법인세를 감면해주는 법인세법 개정을 펼치면서, 국내 대기업들이 해외 자회사 소득을 국내로 들여오는 '자본 리쇼어링'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 정부가 법인세를 감면해주는 법인세법 개정을 펼치면서, 국내 대기업들이 해외 자회사 소득을 국내로 들여오는 '자본 리쇼어링'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현대차그룹 양재 본사 사옥./사진=현대차그룹


18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주요 계열사 해외법인의 올해 본사 배당액을 전년도 대비 4.6배로 늘려 국내로 59억 달러(한화 약 7조8000여억 원)를 유입하겠다고 발표했다. 현대차는 해외법인으로부터 21억 달러, 기아는 33억 달러, 현대모비스는 2억 달러 등을 각각 국내로 들여온다.

본사 배당을 늘린 해외법인은 실적 호조로 잉여금이 많은 곳이다. 현대차는 △미국법인(HMA) △인도법인(HMI) △체코생산법인(HMMC) 등이며, 기아는 △미국법인(KUS) △오토랜드 슬로바키아(KaSK) △유럽법인(Kia EU) 등이다.

현대차그룹은 국내로 들여온 해외법인 배당금을 국내 전기차 생산능력 확대와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 등에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해외법인 배당금을 국내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면 그만큼 차입을 줄일 수 있다. 재무 건전성 개선과 현금 확보 효과가 두드러지는 만큼, 적극적인 투자가 가능한 셈이다.

현대차그룹과 결을 같이 해 삼성전자·LG전자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분기보고서에서 올해 1분기 해외법인 배당금 수익으로 8조4400억 원을 국내로 들여왔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1분기 국내로 가져온 배당금 수익 1275억 원에 견주면 약 66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LG전자도 공시에서 이번 1분기에 인도와 태국 등의 해외법인 배당금 수익 6095억 원을 국내로 들여왔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 1567억 원 대비 약 4배 늘어난 규모다.

재계에서는 대기업들의 자본 리쇼어링이 법인세 부담 감소 덕분으로 보고 있다. 법인세법이 개정되면서 올해부터 해외에서 먼저 과세한 배당금에 대해서는 금액의 5%에만 정부가 세금을 부과한다. 과거에는 해외 자회사 잉여금을 국내로 배당하면 해당국과 국내에서 이중과세된 뒤 일정 한도에서만 외국 납부세액이 공제됐다.

대규모 배당금 유입은 경상수지도 개선해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경상수지는 44억6000만 달러 적자였는데, 경상수지 내 배당소득수지는 113억3000만달러 흑자였다. 배당소득수지는 지난해 1분기 21억3000만 달러에서 1년 만에 432% 폭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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