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반쪽짜리 대통령·이재명 연설, 괴변"...야당 맹비판
국회의원 정수 10% 감축·불체포특권 포기 서약 제안도
국내 중국인 투표권 제한...건강보험료 혜택 손질도 시사
이재명 "야당 비난에 왜 저리 주력?"...김기현 "반면교사"
[미디어펜=이희연 기자]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가 20일 국회 교섭단체 연설을 통해 국회의원 정수를 10% 감축하자고 제안했다. 전날(19일)이재명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가 언급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에 대해서는 아예 서약을 하자고 못박았다. 전임 정부와 민주당을 향해선 사돈남말 정당, 반쪽짜리 대통령이라며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김기현 "이재명, 장황한 궤변...'사돈남말' 정당 대표" 맹비난

김기현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국회 본회의장에서 '결정적 변화' 라는 제목으로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나섰다. 연설문은 '민주당의 정상화를 기다리겠습니다' '원칙이 바로 선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등 8개 소제목으로 구성됐다. 

연단에 오른 김 대표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한 청년의 사례를 소개하며 "부끄러운 우리 정치, 이제 정말 고쳐야 한다"라며 "국민의힘부터 성찰하고 달라지겠다"라고 운을 뗐다. 이후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전날 연설을 비판하는 것으로 자신의 연설을 본격 시작했다.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6월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김 대표는 "어제 이재명 대표께서 여러 말씀을 하셨습니다. 안타깝게도, 동의하기 힘든 장황한 궤변이었다"라며 "사법 리스크, 돈봉투 비리, 남탓 전문, 말로만 특권 포기,‘사돈남말’ 정당 대표로서 하실 말씀은 아니었다"라고 작심 비판했다. 


"문재인, 조국 같은 인물이나 감싸고 돌던 반쪽짜리 대통령"

문재인 정권을 향한 강도 높은 비판도 이어갔다. 김 대표는 "문 정권 5년간 뭐했나"라며 "공수처, 검수완박, 엉터리 선거법 처리와 같은 정쟁에 빠져서 조국 같은 인물이나 감싸고 돌던 반쪽짜리 대통령"이라고 비난했다. 이 대표를 향해선 "야당 대표라는 분께서 중국 대사 앞에서 조아리고 훈계 듣고 오나. 이게 외교인가. 굴종적인 사대주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의 연설이 시작되자 야당 의원들은 남 탓하지 마세요" "여당 대표 연설 맞습니까" "연설을 하세요"라고 강하게 항의했다. 이에 여당 의원들은 "창피한 줄 아세요", "조용히 하세요"라고 맞받으며 김 대표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한동안 장내가 시끄러웠다. 이날 본회의장 방청석에서는 초등학생 40여 명이 김 대표의 연설을 지켜봤다.  

국회의원 정수 10% 감축·불체포 특권 서약서 서명 제안

김 대표는 또, 이날 연설에서 '국회의원 정수 10% 감축', ‘무노동 무임금 제도 도입’ 등도 제안했다. 

그는 "국회의원 숫자가 많으냐 적으냐 갑론을박이 있는데, 그 정답은 민심"이라며 "주권자인 국민들께서 많다고 생각하시는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행 국회의원 정수 300명 가운데 10%인 약 30명을 줄이자는 얘기다.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6월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어 이른바 '코인 논란'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뒤 한동안 칩거했던 김남국 무소속 의원을 겨냥해 "무단결근, 연락 두절에 칩거까지 해도 꼬박꼬박 월급이 나오는 그런 직장이 세상에 어딨느냐"라며 무노동·무임금 도입을 촉구했다.

김 대표는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폐지도 주장했다. 그는 "이 대표는 국민 앞에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약속해 놓고 손바닥 뒤집듯 그 약속을 어겨 국민을 속였다. 국민에게 정중한 사과부터 하는 것이 도리"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회가 드디어 불체포특권을 내려놓을 때가 왔다. 우리 모두 포기 서약서에 서명하자. 야당의 답을 기다리겠다"라고 압박했다. 

국내 중국인 투표 제한·외국인 건강보험 ‘먹튀’ 방지

아울러 김 대표는 국내 중국인의 투표권 제한과 중국인 등 외국인의 건강보험 ‘먹튀’도 막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작년 6월 지방선거 당시 국내 거주 중인 중국인, 약 10만 명에게 투표권이 있었다. 하지만 중국에 있는 우리 국민에게는 참정권이 전혀 보장되지 않았다"라며 "왜 우리만 빗장을 열어줘야 하는 거냐. 우리 국민에게 투표권을 주지 않는 나라에서 온 외국인에게는 투표권을 주지 않는 것이 공정하다"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또 "외국인 건강보험 적용 역시 상호주의를 따라야 한다"라며 "중국에 있는 우리 국민이 등록할 수 있는 건강보험 피부양자 범위에 비해, 우리나라에 있는 중국인이 등록 가능한 건강보험 피부양자의 범위가 훨씬 넓다"라고 지적했다.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6월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그러면서 "중국인이 더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이며, 부당하고 불공평하다"라며 "국민의 땀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건강보험기금이 ‘외국인 의료 쇼핑’ 자금으로 줄줄 새선 안 된다. 건강보험 먹튀, 건강보험 무임 승차를 막겠다"라고 강조했다. 

법인세·상속세 등 조세 개혁·이민 확대 필요성 제시

김 대표는 이 외에도 ▲노동·교육·연금 '3대 개혁' ▲법인세·상속세 등 조세개혁 ▲저출산·고령화 대책 ▲이민 확대 정책 ▲법질서 회복·공공부문 정상화 등을 위한 실천 계획도 제시했다. 

김 대표는 교섭단체 연설 이후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소감 이랄 게 뭐 있나. 목이 다 쉬었다"라고 답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야당 비판에만 주력했다고 한데 대해선 "저희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을 말씀드렸다. 반면교사로 삼고 가야 할 길이 무엇인지..."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는 김 대표 연설 뒤 기자들과 만나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여당으로서 이 나라를 어떻게 책임지겠다, 이 어려운 민생 경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가겠다는 말씀보다는 오로지 남 탓에, 전 정부 탓이었다"라며 "야당 발목을 잡고 야당을 비난하는 데 왜 저렇게 주력하시는가 이해가 안 됐다"라고 혹평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