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오재원(38) 야구 해설위원이 중계방송 도중 했던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인 끝에 스스로 마이크를 내려놓았다.

오재원 SPOTV 해설위원은 26일 자신의 개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더 이상은 SPOTV 측에 부담이 될 거 같아 직접 계약해지 요청을 했고 결정이 됐습니다"라고 해설위원 직을 물러난다고 알렸다.

그는 "그 동안 감사했습니다. 흠... 이제 모든 비하인드를 다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이 온 거 같아 저한테는 이제서야 모든 것이 재시작이네요"라며 "조회수를 위해 없는 또는 지어낸 또는 만들어낸 모든 분들께 조금만 기달려달라는 말씀 드리구요. DM으로 몇 년 혹은 몇 달 그리고 덩달아 악플을 보내신 분들도 조금만 기달려 주시구요"라는 글을 덧붙여 자신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언론과 일부 악플러에 대해 모종의 조치를 취할 것을 시사했다.

   
▲ 사진=오재원 인스타그램 캡처


끝으로 오재원은 "그동안 부족한 야구 해설을 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라고 야구팬들에게 해설위원으로서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오재원 해설위원의 최근 논란이 된 해설은 지난 24일 삼성 라이온즈-SSG 랜더스 경기에서 나왔다.

7-7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던 7회말 SSG 선두타자로 나선 최정이 솔로홈런을 터뜨려 균형을 깼고, 이 홈런이 기폭제가 돼 SSG는 대거 6점이나 뽑아 승기를 잡았다. 타자 일순해 최정이 다시 타석에 들어섰을 때 삼성의 바뀐 투수 양창섭이 초구 파울 후 3구 연속 최정의 몸쪽으로 붙이는 공을 던졌고, 결국 마지막 투구는 최정의 유니폼을 스쳐 사구가 됐다.

이 장면에 대해 오재원 해설위원은 "이것은 대놓고 때린 것"이라며 "난 이런 상황을 가장 싫어한다"고 양창섭이 앞선 타석에서 홈런을 쳤던 최정에게 고의로 빈볼을 던졌다고 단정적으로 말했다. 1루로 나간 최정에게 양창섭이 모자를 벗고 고개를 숙이며 미안함을 나타내는데도 오 위원은 "이건 사과할 필요도 없다"며 "제가 좋게 넘어가려고 했는데, 대놓고 때린 것이다. 최정이 모를 리가 없다"고 거듭 양창섭의 고의성을 의심했다.

오재원 해설위원의 이 발언은 야구팬들 사이에 큰 논란이 됐다. 이튿날 당사자인 양창섭은 자신의 SNS에 '물고기는 언제나 입으로 낚인다. 인간도 역시 입으로 걸린다. 탈무드 한 줄 명언'이라고 적힌 게시물을 올려 오재원 해설위원이 한 말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이 게시물이 화제가 되자 오 위원도 SNS로 응수했다. 그는 "어리석은 사람은 들은 것을 이야기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본 것을 이야기한다. 탈무드"라고 적힌 게시물로 양창섭에 맞대응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박진만 삼성 감독은 투수가 타자의 약점을 파고드는 피칭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양창섭은 최정이 몸쪽 공에 약한 면을 보여 공략을 하다가 제구가 안된 것일 뿐인데 고의적인 빈볼로 몰고갔다며 오재원 해설위원의 발언에 불쾌감을 나타냈다. 상대팀 SSG의 김원형 감독 역시 지금은 어떤 선수가 잘 친다고 해서 투수가 고의로 맞히는 상황을 만들지는 않는다며 최정의 사구가 양창섭의 빈볼에 의한 것은 아니었다고 봤다.

한편, 오재원 해설위원은 지난 5월에는 메이저리그 스타 출신 박찬호를 저격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박찬호가 해설을 하면서 바보로 만든 선수가 한두 명이 아니라는 주장을 하면서 박찬호의 해설로 상처받은 선수들을 두둔했다. 

이런 발언이 논란과 비판으로 이어지자 오 위원은 사과문을 내고 "말을 하기 전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뼛속 깊이 새기겠다"며 한동안 해설을 맡지 않으면서 자숙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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