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청정수소인증제' 요청…수소생태계 위한 제도 지원 촉구
정유사 외 타분야 기업도 수소 경제 진입…장기 로드맵 진행
[미디어펜=조성준 기자]산업계가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제도 정비를 요청하고 수소사업 기초를 다지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상공회의소가 전날인 29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국내 수소 산업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제4차 탄소중립 정책포럼’개최한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탄소 배출량에 근거한 청정수소 인증제 도입과 수소 산업 생태계 육성과 인프라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청정수소 인증제는 수소 생산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준으로 등급을 매겨 탄소 배출량이 적은 수소를 인증하는 제도다. 주요국에서는 청정수소 등급에 따라 인센티브를 차등 지급하고 있다.

   
▲ 경부 고속도로 부산 방향 안성 휴게소에 설치된 전기차와 수소차 충전소./사진=김상문 기자


미국은 청정수소 인증제를 통해 청정수소 최소 기준을 수소 제조 1톤 당 탄소 배출 4톤 이하로 설정하고,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수소 생산과 시설 투자를 지원하고 있다.

청정수소입찰시장 개설도 제안됐다. 청정수소입찰시장은 수소 또는 수소화합물(암모니아 등)을 연료로 생산된 전기를 구매·공급할 수 있는 제도로 수소발전사업자는 전력거래소의 수소발전입찰시장을 통해 한전이나 구역전기사업자 등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한다.

산업계에서는 수소 사업이 수년 전부터 추진돼왔으나 제도적 지원 부족, 인프라 구축 부족 등의 이유로 다소 정체돼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정유사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기업들이 탄소배출 감축과 신사업 구축을 위해 수소 사업을 추진하면서 다시 탄력을 얻는 모양새다.

에쓰오일은 수소의 생산부터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에 해당하는 수소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사우디 아람코와 석유화학 신기술(TC2C), 저탄소 미래 에너지 생산 관련 연구개발(R&D), 벤처 투자 등 대체 에너지 협력 강화를 위한 4건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에쓰오일은 블루 수소와 블루 암모니아를 국내에 들여와 인프라 구축·연구개발(R&D)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암모니아 기반의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 전문 기업인 미국 아모지에 현재까지 총 8000만 달러를 투자하며 수소 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밖에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는 바이오사업의 일환으로 수소를 택하고 로드맵 작성에 한창이다.

   
▲ 오만 수도 무스카트에서 열린 '그린수소 사업개발협약 및 부지사용협약식'에서 포스코홀딩스 중심 컨소시업(국내 기업은 삼성엔지니어링,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 참여) 관계자들이 현지 사업 관계자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는 모습./사진=동서발전 제공


정유사가 아닌 다른 분야 기업들도 해외 투자 확대 등의 방법으로 수소 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SK E&S는 한-베트남 정상회담 기간 동안 베트남 기업 및 정부 관계자와 만나 친환경 에너지 영역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청정수소·LNG(액화천연가스)·재생에너지 분야를 선도하며 축적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베트남 내 수소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프로젝트 타당성 검토 및 현지 수소사업 추진 가속화를 위한 정책 환경 조성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또한 발전소, 정유시설, 비료공장 등 PVN이 보유한 인프라에 청정수소를 활용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최근 3개국 6개(삼성엔지니어링,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 포함) 사가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오만 수도 무스카트에서 하이드롬(Hydrom)과 두쿰(Duqm) 지역 그린수소 독점 사업 개발 및 생산, 부지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하이드롬은 오만 정부가 그린수소 사업 활성화를 위해 설립한 회사로 이번 프로젝트 입찰을 주관한다.

포스코홀딩스 주도 컨소시엄은 이로써 오만 두쿰 지역에 향후 47년간 그린수소 사업을 독점 개발·생산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했다.

전문가들은 안전성과 인프라만 구축되면 수소 생태계는 크게 확장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전기 배터리 위주의 승용차와 달리 버스, 트럭 등 상용차는 전기차 전환이 어렵고 수소 연료 사용이 적합해 관련 연구가 민간 뿐 아니라 당국에서도 적극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철완 서정대 교수는 “수소는 중소규모 전력 단기 저장뿐 아니라 대규모 직접 연소, 수소환원 등 연료와 원료로서 에너지와 산업 전반에 온실가스 감축 이상의 중요성을 갖고 있다”며 “수소 산업 생태계 조성을 국가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