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나이지리아의 무함마드 부하리(72) 대통령이 경제난을 겪는 국가를 위해 연봉을 절반으로 자진 삭감해 화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대통령 대변인 카르바 셰후는 10일(현지시간) 부하리 대통령이 굿럭 조너선 전임 대통령이 받던 연봉의 50%만을 받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셰후 대변인은 이날 이메일 성명을 통해 "연봉을 절반만 수령하겠다는 부하리 대통령의 결단이 9일 연방정부 장관실에 전달됐다"고 밝혔다.
나이지리아 대통령의 현행 연봉은 각종 수당을 포함해 1405만8820나이라(약 7910만원)인데 앞으로 부하리 대통령은 절반만 받게 된다.
셰후 대변인은 예미 오신바조 부통령도 1212만6290나이라의 연봉 가운데 50%를 삭감해 수령한다고 전했다.
아프리카의 주요 경제 대국인 나이지리아는 재정수입 가운데 대부분을 차지하는 원유의 가격 하락 여파로 경제난에 봉착하면서 요즘 들어 국회의원을 비롯한 공직자의 보수가 지나치게 많다는 비판 여론이 높아졌다.
부하리 대통령이 자청해서 연봉을 대폭 줄인 배경에는 이런 곱지 않은 시선을 의식해 의원과 주지사 등 고위 공직자에 보수 삭감을 따르도록 압박을 가하려는 의도가 없지 않은 듯하다.
앞서 부하리 대통령은 재정난에 처한 정부가 작년 말 이래 임금이 체불된 공무원에 봉급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일련의 긴급 조치를 승인하기도 했다.
부하리 대통령은 나이지리아 정부가 재정위기에 빠진 것은 3월 말 635억 달러에 이르는 부채를 떠맡기는 등 '사실상 텅빈 곳간'을 넘긴 조너선 전임 정부 탓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엄격한 무슬림인 부하리 대통령은 나이지리아 정치인 가운데 드물게 허례허식을 멀리해왔으며 평소 검소하고 청렴하다는 평판을 받았다. 그는 지난 3월 치른 대통령 선거에 들어간 비용을 대려고 은행 융자까지 얻을 정도로 재산이 얼마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하리 대통령은 30년 전 쿠데타로 집권한 지 2년 만에 다시 쿠데타로 쫓겨났다가 4번의 대권 도전 끝에 민주적 선거를 통해 대통령에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