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막판 주주 표심 얻기 총력전
[미디어펜=이미경 기자] “엘리엇은 주주총회에서 합병을 무산시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주주님들의 주식 단 한 주라도 저희에게 위임해 주시면 큰 힘이 되겠습니다” 신문광고 1면에 게재된 삼성물산의 ‘호소’ 글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이 주주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삼성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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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광고 1면에 게재된 삼성물산의 ‘호소’ 글./한 주요일간지 1면 5단 광고 |
삼성물산은 13일 전국 100개 이상 신문과 8개 증권방송, 4개 종편 채널, 2개 보도전문 채널, 네이버·다음 배너 등에 광고를 게재했다. ‘삼성물산 주주님들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란 제목의 의결권을 삼성물산에 위임해 달라는 호소문이다.
광고 내용을 보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오는 7월 17일 합병을 위한 주주총회를 개최합니다. 합병을 통해 바이오 사업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한국의 대표기업으로 다시 태어나고자 합니다“라고 적혀있다.
마지막 문단에는 “이번 합병을 통해,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도약하고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라며 주주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합병을 통해 삼성물산을 더욱 좋은 회사로 키우겠다는 임직원의 강한 의지를 보다 많은 분들께 알리기 위해 광고를 집행했다”며 “주주총회에서 안건 통과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으로 위기감을 갖고 있다”고 이번 광고 집행 배경을 설명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지속해서 주주친화 강화에 나서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30일 제일모직의 긴급 IR(기업설명회)에서 주주친화 정책의 얼개를 “배당성향을 30% 수준으로 높이고 양사간 합병 시너지를 키워 기업 가치를 높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만약 합병이 무산되더라도 합병비율 재산정을 통한 합병을 재추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또한 삼성물산은 김신 상사부문 사장, 최치훈 건설부문 사장은 물론 고위 임원과 부장·차장급, 평사원까지 가릴 것 없이 소액 주주들의 찬성 위임장을 받아내기 위해 뛰고 있다.
지난 10일 삼성물산 지분 11.21%를 가진 단일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합병에 찬성하기로 결정한 덕분에 삼성물산의 우호지분을 31% 확보했다. 다만 합병안의 안정적 통과를 위해서는 최소 5%에서 최대 12%까지 찬성표를 더 확보해야 하는 상황.
삼성물산 관계자는 “합병이 무산되는 상황에 대비한 ‘플랜B는 없다’는 게 공통된 각오”라며 “한 주라도 더 얻어야 생존할 수 있다는 절박함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