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고도 6000㎞ 넘어 거리 1001㎞, ‘최장’ 74분간 비행
90일만에 기술 진전 과시…“전승절 기념 안보 성과 의도”
김여정 2건 담화로 美정찰기에 반발 “위태로운 경험할 것”
최선희 외무상·국방성 대변인도 담화 “미국, 무분별한 짓”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12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8형’을 시험발사했다고 13일 밝혔다. 지난 4월 최초로 발사한 화성 18형을 3개월만에 두 번째로 쏜 것으로, 북한 노동신문은 “최대정점고도 6648.4㎞까지 상승해 거리 1001.2㎞를 4491s간 비행해 동해 공해상 목표수역에 정확히 탄착됐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이번 ICBM발사를 현지지도했으며, 김 위원장은 “미제와 남조선 괴뢰역도들이 적대시정책의 패배를 자인하고 단념할 때까지 보다 강력한 군사공세를 연속적으로 취해나갈 것”이라는 대외 메시지도 밝혔다.

북한의 이번 ICBM 발사는 대내적으로 최근 군사정찰위성 첫 발사에 실패한 것을 만회하려는 것과 함께 대외적으로 미군 정찰기의 대북감시활동 및 미 전략핵잠수함의 한반도 전개계획 등에 대한 보복 및 대응 차원으로 보인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10~11일 연달아 담화 2건을 내고 미 정찰기가 동해상 북한의 배타적경제수역(EEZ)를 침범했다고 반발했다. 김 부부장은 12일 담화에선 “나는 위임에 따라 우리군의 대응 행동을 이미 예고했다”며 “반복되는 무단침범 시에는 미군이 매우 위태로운 비행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현지지도한 가운데 북한이 12일 고체연료 기반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시험발사했다고 노동신문이 13일 보도했다. 2023.7.13./사진=뉴스1

북한 국방성 대변인도 10일 담화를 발표해 미국의 한반도에서 군사활동을 비난했으며, 최선희 외무상도 11일 담화를 내고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집속탄 지원계획에 대해 “후안무치한 행태”라며 반발했다.

따라서 북한의 김여정을 비롯한 외무성과 국방성이 총동원돼 잇따른 담화를 발표한데 이어 신형 ICBM을 동원해 도발한 것은 오는 18일 한미 핵협의그룹(NCG) 첫 회의를 앞두고 미국의 군사활동이 한반도에서 전개되는 것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경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북한이 전승절이라고 부르는 오는 27일 6.25전쟁 정전기념일을 맞아 기념 열병식을 준비하면서 대미 무력시위를 동반함으로써 내부결속 및 주민단속 강화를 꾀하려는 의도도 내포된 것으로 해석된다.

   
▲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현지지도한 가운데 북한이 12일 고체연료 기반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시험발사했다고 노동신문이 13일 보도했다. 2023.7.13./사진=뉴스1

북한이 두 번째 시험발사한 화성 18형은 고체연료 기반으로 고각으로 발사돼 역대 최장 시간을 비행했다. 북한의 발표처럼 정점고도 6000㎞를 넘어 74분간 비행했다면 미국에 상당한 위협이 된다.     

김동엽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탄두 무게에 따라 다르기는 하겠지만 화성 17형과 비교해보더라도 화성 18형은 더 높은 데이터를 나타냈다”며 “탄두 중량을 1000㎏으로 가정한다고 해도 1만5000㎞ 이상을 비행할 수 있는 엔진 출력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고각으로 발사했을 때 엔진에 무리가 많이 가서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1단은 표준비행 방식으로 발사한 것일 수 있으므로 좀 더 시험발사와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될 것이므로 1차 발사 3개월만에 2차 발사는 조금 이른 감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북한이 이렇게 2발 발사를 단행한 이유에 대해 안보정세외 대외 위협을 들고 있지만, 오히려 7월 27일 퍼레이드와 연관시켜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8차 당대회 5년 회기의 절반이 지난 시점에서 전승절을 기념해 화성 18형을 안보 분야의 성과로 내세우고자 하는 의도가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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