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민서 기자] 대화 없는 부부가 '결혼 지옥'에 등장한다. 

17일 오후 10시 45분 방영되는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이하 '결혼 지옥')에는 돈도 소통도 메말라 버린 '사막 부부'가 등장한다. 

   
▲ 17일 방송되는 MBC '결혼 지옥'에 대화 없는 부부가 출연한다. /사진=MBC 제공


아내는 남편에 대해 "벽을 보고 얘기하는 기분이다. 돌쟁이 아들보다도 대화가 안 통한다"며 고민을 털어놓는다. 실제로 남편은 제작진과 사전미팅에서도 1시간 반 동안 대답을 하지 않아 제작진마저 당황하게 했다는 후문이다. 부부의 일상을 지켜보던 MC 박지민도 "지금까지 말을 한마디도 안 하셨다"며 놀라움을 표한다.

대화의 부재뿐만 아니라 돈 문제도 심각했다. 말수 없는 남편이 유일하게 먼저 말을 꺼내는 주제가 '돈'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된 소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부부의 휴일 아침. 동물원에 가고 싶어 하는 아이들을 위해 아내가 남편에게 동물원에 갈 건지 묻지만, 남편의 대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렇게 침묵으로 일관하던 남편의 입이 처음 열린 것은 한 전화 통화에서였다. 전화의 정체는 대출 상담 전화. 그 이후로도 남편의 핸드폰은 수 차례 울렸고, 계속 걸려 오는 대출 상담 전화에 아내도 한껏 예민해진다. 

두 사람의 갈등은 소통 문제뿐만 아니라 경제적 문제까지 더해져 극에 달한다. 신혼 초부터 남편이 다니던 회사에서 임금체불로 인해 반년 동안 월급을 받지 못했던 부부의 사연이 드러난다. 임금 체불로 시작된 생활고에, 아이가 태어난 후 이사를 앞두고 무리해서 받은 대출까지. 더군다나 남편의 월급은 260만 원 남짓에, 고정지출은 250만 원 이상이니 모자란 금액을 카드 리볼빙 서비스로 메꾸며 갚아야 하는 금액이 누적되고 있다. 

그렇게 결혼 생활 7년 동안 부부에게 생긴 빚은 총 9200만 원이다. 그런데도 남편이 계속 추가 대출을 알아보는 이유는, 여러 군데에서 받은 대출을 한 곳으로 대환대출해 통합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한다.

아내는 "남편의 대출 계획을 전혀 알지 못한다"고 토로한다. 오은영 박사가 대출을 받을 때 부부지간에 의논을 했는지 묻자 남편은 상의를 했다고 생각하고, 아내는 통보 당했다고 대답한다. 오 박사는 현재 두 사람은 합리적인 의논이 전혀 되고 있지 않은 상태며, 경제적 문제 해결에 대해 의논하지 않는 이유를 철저하게 파헤쳐 보자고 선전포고한다. 

다음 날, 외출 후 돌아온 아내와 남편의 살벌한 신경전은 계속된다. 아내는 평소 남편에게 갖고 있었던 불만에 대해 말하고자 대화를 시도하려고 하지만, 남편은 아내를 등지고 TV에만 시선을 고정한다. 듣고 있으면 무슨 대답이라도 해달라는 아내의 호소에도 입을 꾹 닫은 남편의 모습에 보는 이들도 답답함을 감추지 못한다. 남편은 끝내 대화를 거부한 채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린다. 

오은영 박사는 "울화통이 터질 만큼 대화가 없는 편"이라며 소통의 심각성을 경고한다. 덧붙여 남편이 말을 하는 것에 대해 어려워하는 이유엔 여러 가지가 있다고 진단한다. 이날 오후 10시 45분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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