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19일 4대 그룹에 한국경제인협회 가입 요청 공문 보내
4대 그룹, 다음 주부터 열리는 이사회서 수락 여부 논의할 듯
[미디어펜=조우현 기자]8월 말 임기 종료를 앞둔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직무대행이 삼성과 SK, 현대자동차, LG에 한국경제인협회에 가입할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한경협은 전경련이 조직 혁신을 통해 새로 출범하는 조직이다.

이에 따라 김병준 직무대행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4대 그룹 재가입이 현실화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4대 그룹의 전경련 재가입은 국정농단 사태 이후 ‘전경련 쇄신의 완성’으로 언급되곤 했다.

   
▲ 8월 말 임기 종료를 앞둔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직무대행이 삼성과 SK, 현대자동차, LG에 한국경제인협회에 가입할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한경협은 전경련이 조직 혁신을 통해 새로 출범하는 조직이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전경련 사옥 전경 /사진=미디어펜


20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전날 경영위원회 명의로 4대 그룹 주요 계열사에 ‘한국경제인협회 동참 요청 서한’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해당 공문에서 전경련은 “기존 한국경제연구원 회원사인 4대 그룹은 한경협 회원사로 그 지위가 승계된다. 적극 동참해 주시기를 정중히 요청한다”며 “한경협은 회원사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함께 돕겠다”고 했다.

또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 새로운 경영 환경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한경협으로 환골탈태하기 위한 혁신안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전경련은 지난 5월 조직 혁신안을 발표해 1961년 첫 출범 당시 명칭인 한경협으로 이름을 바꾸고,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을 흡수 통합하는 방안을 공식화했다. 전경련은 다음 달 말 총회를 열고 한경연 흡수 통합 등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후 재계에서는 4대 그룹이 전경련에 복귀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4대 그룹은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태를 계기로 전경련을 탈퇴 했었지만, 한경연에는 형식상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한경연에는 △삼성전자·삼성SDI·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증권 △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하이닉스·SK네트웍스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현대건설·현대모비스·현대제철 △㈜LG·LG전자가 회원사로 있다.

전경련의 공문 발송 이후 4대 그룹은 다음 주부터 순차적으로 열리는 계열사별 이사회에서 수락 여부를 논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경우 전경련 재가입 여부 안건을 통과시키려면 5개 회사의 이사회를 비롯해,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의결 절차를 거쳐야 한다. 

재가입 열쇠를 쥐고 있는 이찬희 준법감시위원장은 지난 18일 “삼성이 재가입할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신중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준법경영을 철저히 하겠다는 준법위의 취지에 맞춰 검토하겠다는 의미다.

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2일 제주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전경련이 이름을 ‘한국경제인협회’로 바꾼다고 들었는데, 새롭게 잘 이끌어지면 좋겠다”며 “잘 되길 기대하고, 할 수 있는, 도와드릴 수 있는 일은 돕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 직후인 지난해 3월 “아직은 가입할 계획이 없다”고 했던 것 보다는 긍정적인 언급이지만, 확실한 답변은 아니어서 재가입 여부에 대해서는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형식적인 여건은 어느 정도 갖춰졌지만, 재가입을 확신할만한 이렇다 할 한방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재가입 여부에 대해) 어떤 것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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