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필리핀명 칼라얀 군도)에 좌초된 필리핀 함정 문제를 놓고 중국과 필리핀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대립 중인 상태다.
연합뉴스는 16일 중국 현지 언론들의 보도를 인용하며 필리핀 해군이 지난 13일 스프래틀리 제도에 좌초돼 있는 함정에 대한 선체·갑판 보강공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 공사는 올 연말쯤에야 끝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필리핀 외교부는 공사와 관련된 필리핀인들의 안전이 보장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행여 중국이 필리핀인들의 출입을 제한할 것을 우려한 것이다.
필리핀은 1999년 자국 함정이 좌초되어 해당 선박을 지킬 필요가 있다는 명분을 가지고 자국 해병대원 10여 명을 상주시켜 스프래틀리 제도의 산호초 아융인(중국명 런아이자오)을 실효지배해 왔다.
최근 들어 중국은 "런아이자오에 대해 다툴 여지가 없는 주권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며 아융인 주변 해역에 해경선을 대거 배치했다. 필리핀 선박의 아융인 상륙을 물리적으로 저지하기 위함이다.
필리핀 외교부의 이번 ‘안전 보장’ 요구에 대해서도 중국은 "강력한 항의와 굳건한 반대를 표명한다"고 뚜렷하게 의지를 보였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외교부 홈페이지에 성명서를 올리면서 "필리핀은 1999년 함정 좌초를 구실로 런아이자오에 불법적 좌판을 벌여놨다"며 "함정을 옮기겠다는 약속을 아직까지도 지키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화 대변인은 "필리핀은 이 지역의 진정한 갈등 유발자이자 규칙 파괴자"라고 강력한 비난의 목소리를 이어가며 두 나라간 긴장의 수위를 높였다. [미디어펜=문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