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질 수 없는 부처, 폄훼 안돼…새길 찾아야 할 때”
“비상한 각오로 성찰·정비…가치와 원칙에 입각한 정책”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윤석열정부 탄생 1년만에 통일부의 장·차관이 동시에 교체된 시점에 떠나는 장관과 새로 부임하는 장관의 이취임사가 눈길을 끈다. 28일 오전 권영세 장관의 이임식이 있었고, 같은 날 오후 김영호 신임 장관의 취임식이 있었다.
  
권 장관은 이임사에서 “북한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과 반감, 그리고 남북관계에 대한 피로가 심화되면서 통일부의 역할도 변화와 혁신을 요구받고 있다”면서 “그동안 우리가 걸어왔던 여정을 다시 한 번 돌아보면서 통일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새길을 찾아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어 “안팎으로 어려운 시기에 떠나게 되어서 여러분께 미안한 마음도 있고 걱정도 된다”면서 “하지만 모두 심기일전해 적극적으로 대처해나간다면 극복하지 못할 난제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장관은 이임식 이후 기자들과도 만나 “정부 내에서 통일부는 의미가 있는 부처이다. 남북관계가 완전히 해소되기 전까지 없어질 수 없는 부처”라면서 “심지어 여당의 한 인사가 통일부가 할 게 뭐가 있냐고 하는데 통일부는 항상 보이지 않게 준비하는 일이 있는 곳이다. 그런 식의 얘기는 부처를 폄훼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당분간 이런 (남북교착)상황이 계속 갈 텐데 (남북관계가) 앞으로 활발해지고 진전될 때를 대비해 통일방안이라든지 다양한 남북관계 양상에 대비한 준비를 미리미리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왼쪽부터 권영세 전 통일부 장관과 김영호 신임 통일부 장관./사진=통일부·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권 장관 이임식 이후 문승현 차관이 통일부의 업무를 재조정하는 조직개편 방향을 발표했다. 문 차관은 기자들과 만나 남북 교류·협력 및 회담을 담당하는 4개 조직을 통폐합해서 별도의 전담기구를 만들고, 납북자 문제를 담당하는 대책반을 장관 직속으로 신설한다고 밝히고, 이에 따라 80여명이 감축된다고 전했다.

신임 김영호 장관은 이날 오후 취임식을 하면서 “지금 국민들은 통일부의 새로운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변화된 남북관계와 냉엄한 국제정세를 직시하고, 시대적 흐름과 보편적 가치를 고려한 통일부의 새로운 역할을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시기 오로지 ‘가치와 원칙’에 입각해 통일대북정책을 일관되게 밀고 나가는 것이 한반도 문제를 가장 올바르게 풀어내고 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가 견지해야 할 가치와 원칙은 명확하다. 헌법 제4조의 책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의 수립·추진이다”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제부터 비상한 각오로 통일업무를 성찰하고 새롭게 정비해나가야 할 것”이라면서 ▲북한의 핵개발을 저지하고 포기하게 만들고 ▲북한정권에 의한 인권 문제를 개선하고 ▲확고한 가치와 비전 아래 통일준비를 하자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변화된 남북관계와 국제정세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업무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개편이 있을 예정”이라면서 “의연하게 원칙에 따라 맡은 바 소임을 수행해나간다면 국민들로부터 폭넓은 신뢰와 지지룰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더 높이 도약해나가는 통일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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