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배우 이병헌이 '콘크리트 유토피아' 촬영 후일담을 전했다.

31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는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감독 엄태화)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영화 '비상선언', '남한산성', '백두산', '남산의 부장들'과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우리들의 블루스' 등 다양한 작품에서 대체 불가 존재감을 발휘해온 대한민국 대표 배우 이병헌은 주민 대표 영탁 역으로 또 한 번 잊을 수 없는 캐릭터를 선보인다. 

이병헌은 "이번 작품에서 육체적으로 힘들었던 건 폭염의 날씨에 패딩을 입고 촬영해야 했던 것이다. 모든 작품이 마찬가지지만, 인물이 처한 상황과 캐릭터에 끊임없이 가까이 가려 몸부림쳤다"고 밝혔다.

그는 "지인들이 새로 공개하는 영화가 뭐냐고 물어봤다. 세상이 다 무너졌는데 아파트 하나만 남는다는 설정을 말해줬더니 대뜸 '어느 시공사냐'고 묻더라. 한참 웃었던 기억이 있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 사진=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현장 스틸컷


황궁 아파트의 새로운 입주민 대표로 선출된 영탁은 외부인으로부터 아파트를 지키기 위해 어떤 위험도 마다하지 않는 투철한 희생정신과 강인한 카리스마로 모두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얻는 인물이다. 친근한 이웃의 소탈함과 속내를 알 수 없는 날카로움이 공존하는 캐릭터로 분한 이병헌은 치밀한 캐릭터 연구 끝에 아파트 내에서 점차 영향력을 넓혀가는 영탁의 변화를 밀도 깊은 감정선으로 표현해냈다. 

이병헌은 외부인과의 대립을 그린 영화의 화두에 대해 "굉장히 어려운 문제인 것 같다. 그래서 영화 속 사람들도 자신의 생각을 뚜렷이 이야기하기보단 투표로 정하자고 한다"며 "이 작품에서는 캐릭터 하나하나가 극단적으로 선이거나 악이 아니다. 상식적인 선 안에서 선악이 공존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 그래서 현실적인 느낌을 받았고, 그런 보통의 인간들이 모여 극단적인 상황을 맞이했을 때 보이는 인간성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재밌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정말 오랜만에 블랙코미디스러운 사람의 이야기를 읽어서 신선했다. 블랙코미디라는 장르가 예전에 없었던 건 아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스릴을 가져가며 색깔이 확실한 영화는 굉장히 오랜만이라 신나게 촬영했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 오는 8월 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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