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성동규 기자]GS건설이 지난 4월 인천 검단 아파트 붕괴사고 여파로 주춤하는 사이 자회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자이에스앤디의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지난해와 비교해 27계단 올라 64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GS건설 계열로 편입된 자이씨앤에이는 108계단이나 껑충 뛰어올랐다. 올해 시평액 순위 100위권 내 이름을 올린 건설사 중 가장 큰 상승 폭이다. 단숨에 50위권에 진입하며 모회사격인 자이에스앤디마저 제쳤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전국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올해 시평액을 집계한 결과 GS건설은 9조5901억원으로 지난해와 같은 5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주력 사업인 건축부문 내 아파트 공사에서 4조6229억원의 공사실적을 쌓으며 선두 자리를 대우건설(4조7584원)에 내줬다. 

문제는 앞으로 주택 부문의 실적을 평년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점이다. 지난 4월 인천 검단 아파트 붕괴사고 이후 브랜드 이미지 재고를 위해 전면 재시공을 결정했으나 향후 수주나 분양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당장 상반기 실적을 보면 인천 검단 아파트 재시공에 따른 결산손실 5500억원을 반영, 영업손실 2550억원, 세전손실 2070억원이 발생했다. GS건설의 상반기 기준 영업손실을 기록한 건 지난 2014년(손실 7175억원) 이후 9년 만이다.

국토교통부가 내년 시평액 평가항목 중 신인도평가액 산정 시 △임금체불 △하자 △품질 △안전 △환경 △불법행위 근절노력 등을 포함시킬 예정이라는 것도 GS건설로서는 부담이다. 이런 탓에 내년 시평 순위가 달라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GS건설 자회사인 자이에스엔디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자이에스앤디 시평액은 5569억원으로 전년동기(3363억원) 대비 66% 증가했다. 사업 부문은 건축, 주택, 홈임프루브먼트(HI) 등으로 나뉜다.

자이에스앤디의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852억원으로 14% 줄었다. 주택사업에서 기존에 수주했던 프로젝트들이 속속 종료된 데다 원자재비와 노무비 증가로 원가율이 상승한 영향이다. 건축부문과 HI사업에서 높은 이익을 거둬 영업익 감소를 어느 정도 상쇄했다.

HI사업 부문 2분기 영업이익은 148억원으로 전년 86억보다 72% 늘었다. 건축부문에서는 76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는데 지난해 동기(430억원)보다 77% 성장한 수치다. 이는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LG그룹 물량을 확보한 덕분에 가능했다.

   


LG그룹 주력 계열사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이에스앤디는 액정 디스플레이 제조 클린룸 조성과 전기차 및 IT기기용 배터리 공장, 가전제품 생산을 위한 첨단공장 건설에 특장점이 있다.

자이에스앤디의 자회사격인 자이씨앤에이도 LG그룹 계열사의 의존해 급격히 성장했다. 자이씨앤에이는 지난해 3월 4일자로 GS건설 계열로 편입된 건설사다. 전신은 에스앤아이건설로 LG그룹 계열 건설사다. 

LG그룹이 일감 몰아주기(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등에 대응하기 위해 마지막 건설 사업부를 GS건설로 넘기면서 소속이 바뀌게 됐다. 당시 GS건설과 자이에스앤디는 S&I건설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지에프에스(GFS)를 설립했다. 

현재 지배구조는 자이에스앤디·GS건설→지에프에스→자이씨앤에이로 이어진다. 건축과 플랜트 건설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만큼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주요 계열사 일감을 바탕으로 공사실적이 대폭 증가했다. 

자이씨앤에이는 지난해 LG화학과 LG디스플레이에서만 각각 2712억원, 6979억원의 매출을 확보했다. 안정적인 매출처를 확보한 덕에 자이씨앤에이의 시평액은 지난해 1591억원에서 6276억원으로 294.5% 증가했다. 이에 따라 시평액 순위는 163위에서 55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다만,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의 실적이 최근 악화하고 있어 앞으로 외형과 시평액 규모가 지속해서 커질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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