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황희찬(27)의 소속팀 울버햄튼이 훌렌 로펜테기 감독과 전격 결별했다. 시즌 개막전을 불과 6일 앞둔 시점에서 감독 교체를 단행하는 울버햄튼은 혼란 속 새 시즌을 맞게 됐다.

울버햄튼 구단은 9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로페테기 감독과 결별하기로 합의했다. 로페테기 감독과 9개월의 동행이 끝났다"며 로페테기 감독과 계약 해지를 공식 발표했다.

울버햄튼 구단은 "로페테기 감독은 지난해 11월 울버햄튼에 부임한 후 팀을 프리미어리그(EPL) 안정권으로 이끌었지만 특정 문제에 대한 의견 차이를 인정했다. 계약을 종료하는 것이 모든 당사자에게 최선의 해결책이라는데 동의했다"고 구단과 로페테기 감독의 의견 차이를 결별 이유라고 밝혔다.

   
▲ 개막을 코앞에 두고 울버햄튼 지휘봉을 내려놓은 로페테기 감독. /사진=울버햄튼 SNS


울버햄튼은 곧장 후임 감독 물색에 나선다고 전했지만, 시기상 사령탑 교체는 큰 혼란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번 주말 EPL 2023-2024시즌이 개막하고, 울버햄튼은 오는 15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개막전을 치른다. 개막전을 불과 6일 앞두고 감독이 팀을 떠났으니 황희찬을 비롯한 선수들은 난감한 상황에서 새 시즌 준비를 해야 한다.

로페테기 감독은 울버햄튼이 강등 위기에 몰려있던 지난해 11월초 울버햄튼 지휘봉을 잡았다. 앞서 울버햄튼은 성적 부진에 빠지자 브로노 라지 감독을 10월에 경질한 바 있다.

로페테기 감독 부임 후 울버햄튼은 반등에 성공하며 강등권에서 벗어나 중위권으로 도약했다. 울버햄튼은 최종 13위(승점 41)로 EPL 잔류에 성공했다. 

이처럼 로페테기 감독은 지도력을 증명했지만 새 시즌 준비 과정에서 구단과 갈등을 빚었다. 울버햄튼 구단은 재정적인 이유로 감독이 원하는 선수 영입을 해주지 않았다. 오히려 팀 핵심 전력이었던 주앙 무티뉴, 후벵 네베스, 네이선 콜린스, 아다마 트라오레 등이 줄줄이 이적하며 팀을 빠져나갔다. 대신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울버햄튼은 맷 도허티를 영입한 것이 전부였다. 

전력 보강을 못하고 선수 유출만 계속되자 로페테기 감독과 구단의 불화는 깊어졌고, 좌절감에 빠진 로페테기 감독은 결국 시즌 개막을 코앞에 두고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로페테기 감독은 "울버햄튼 클럽의 모든 구성원에게 행운이 있길 바란다"며 "목표 달성을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는 작별 인사를 남겼다.

   
▲ 황희찬(오른쪽)이 5일 스타드 렌과 프리시즌 마지막 친선경기에서 골을 터뜨린 후 기뻐하고 있다. 황희찬은 새 시즌을 새로운 감독과 맞이하게 됐다. /사진=울버햄튼 홈페이지


BBC, 디 애슬레틱 등 영국 언론들은 로페테기 감독 후임으로 게리 오닐 전 본머스 감독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오닐 감독은 지난 시즌 본머스 수석코치로 출발해 초반 경질된 스콧 파커 감독의 빈자리를 임시 감독으로 메우다 9월 정식 감독이 됐다. 본머스는 프리미어리그 15위로 잔류에 성공했지만 오닐 감독은 경질됐다. 본머스가 울버햄튼보다 낮은 순위였던데다 오닐의 감독 경력이 한 시즌도 안돼 울버햄튼 팬들은 오닐 감독 영입 소식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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