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열린 임시주총서 본사 이전 안건 통과
서울 서초동에서 하남 미사신도시로 이전
하남시서 추진하는 'K-스타월드' 참여 예고
지주택으로 몸질 불려왔으나 한계 느낀 듯
[미디어펜=성동규 기자]서희건설이 총사업비 3조원을 웃도는 대형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본사를 이전한다. 건설업계에선 서희건설이 이를 계기로 기존 주력이던 지역주택조합 사업에서 벗어나 토목·건축 사업부문 강화를 통한 다각화 전략을 펼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 서희건설 사옥전경./사진=서희건설 제공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희건설은 전날인 8일 오전 10시 서초구 서초동 서희타워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본점 소재지를 경기도 하남시 망월동(미사신도시) 메디피아타워로 변경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서희건설은 본사 소재지 변경사유로 "하남시 관련 개발사업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현재 하남시에선 'K-스타월드' 건설공사를 진행 중이다. 올해 초 하남시는 하나증권으로부터 사업비 약 3조5000억원에 대한 협력의향서(LOI)를 받으며 사업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K-스타월드'는 하남시 미사섬에 민간자본을 활용해 다양한 문화 제작 관련 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K-POP 공연장과 영화 스튜디오,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마블 시티 등 다양한 체험공간이 들어선다. 

정부도 해당사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2월 '개발 제한구역의 조정을 위한 도시·군 관리계획 변경안 수립지침'을 개정해 미사섬 일원 개발제한구역 해제가 가능해졌다.

서희건설이 수주를 위해 본사를 이전하는 초강수를 둔 배경은 주력사업인 지역주택조합의 불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실제로 공사비인상을 두고 조합과 갈등을 빚으면서 공사가 중단되는가 하면 청약미달과 흥행참패로 사업이 취소되는 일도 발생했다. 

'포항흥해 서희스타힐스 더캐슬'의 경우 흥해남옥지역주택조합과 서희건설이 공사비인상에 대해 갈등으로 지난 3월부터 약 3개월간 공사가 중단됐었다. 결국 조합에서 추가공사비를 지급하기로 하면서 일단 문제가 봉합된 상태다.

문제는 공사가 수개월이나 중단됐던 만큼 입주시점이 늦춰지면서 입주지연에 따른 배상금이나 중도금대출 이자 등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일반분양도 그리 순탄치 않다.

지난 3월 진행한 '경산 서희스타힐스' 청약에서 64가구 모집에 5명만 신청했다. 지난해 9월 분양한 '인천강화 서희스타힐스 1단지'도 30가구 모집에 6명만 청약하는 데 그쳤다. 지역주택조합사업의 침체는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서희건설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3111억1044만원으로 전년동기 3363억3095만원으로 7.5% 줄어들었다. 영업이익은 1년 사이 493억4343만원에서 490억2471만원으로 0.65% 감소했다. 영업현금흐름은 184억3383만원 순유입에서 138억798만원 순유출로 전환되기도 했다.

지역주택사업 진행을 위해 조합과 수분양자 등에 제공한 지급보증 규모가 3조4081억8800만원에 달한다는 점도 부담요소다. 혹여나 미분양이나 계약취소 물량이 속출한다면 서희건설은 재정에 심대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지역주택사업의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으로 인해 수요가 많지 않은데 분양시장 자체도 분위기가 좋지 않아 관련시장이 더욱 위축되고 있다"며 "해당사업 비중이 높은 서희건설은 새로운 사업구조를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희건설도 이를 의식해 대학기숙사운영, 부동산임대업, 건물관리, 생활폐기물처리, 농산물판매 및 가공 등 여러 분야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실적은 그다지 좋지 않다"며 "'K-스타월드' 사업 등의 대형 건축사업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싶을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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