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조직위·여가부 공무원·정치인 합작품…국비·지방비 4배 늘려도 '파행'
해외출장 못 간 공무원, 예산 못 땡긴 조직이 '바보'…책임 없는 무능의 전형
감찰·감사·수사 등 낱낱이 조사해 책임 묻고 부정한 예산집행 국고 환수해야
   
▲ 정치사회부 김규태 차장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가관'이자 '오욕'이다. 2023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결국 파행으로 끝났다. 전북 새만금을 떠나 전국 각지에 흩어져서 마무리하게 된 실태는 어떤 해명으로도 수습하기 힘들다.

모럴 해저드. 자신의 의도 및 행동이 상대방의 정보부족으로 정확하게 파악될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해 상대방에게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 나에게 이득이 되는 행동을 취하는 것을 말한다.

이번 새만금 잼버리 사태의 경우, 국민의 복리증진과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정치인들과 공무원들이 국민의 정보부족을 악용하여 공익보다 사익을 최우선적으로 추구한 '비도덕적 행위'로 기록될 전망이다.

1986 서울아시안게임 및 1988 서울올림픽을 시작으로 1993 대전엑스포, 2002 월드컵, 2002 부산아시안게임, 2012 여수엑스포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은 전세계에 내놓을만한 국제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하지만 이번 새만금 잼버리 사태로 한국의 글로벌 이벤트 역량에 물음표가 떠올랐다.

국민들에게는 전세계적인 치욕이다. 자의반 타의반, 갑작스레 동원되어 행사 지원에 애쓴 민간 기업들과 종교계, 대학들에게는 예기치 못한 비용이다.

   
▲ 윤석열 대통령이 8월 2일 오후 전북 부안 새만금 부지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영식에서 세계 각국에서 온 참가자들과 악수하며 인사하고 있다. 2023.8.2 /사진=대통령실 제공


2017년 잼버리 대회 유치 이후 펼쳐진 사업 진행 경과를 하나하나 따져보면 한마디로 요약된다.

이번 사태가 지난 6년간 기반시설 준비를 맡은 전라북도, 운영 주체인 잼버리 조직위, 지원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에서 관련 공무원들과 정치인들의 '합작품'이라는 점이다.

거듭되는 요청에 국비·지방비를 4배로 늘렸지만, 대회 준비를 마치지 못했다. 4년 전부터 경고등이 켜졌지만, 누구 하나 책임지고 나서지 않았다. 예산 집행율은 물론이고, 잼버리 대회기간 내내 참가국과 참가자들 내역에 대한 확인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잼버리 유치를 명분으로 삼아 공무원들은 해외출장을 수십차례 다녀왔다. 잼버리 대회 개최를 내세워, 지역 SOC 구축을 위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받기 급급했다. 전북도와 문재인 정부는 농업용지 매립 비용을 대기 위해 잼버리를 명분으로 갯벌을 야영지로 지정했다. 1965년 간척지로 완료된 곳을 선정해 준비를 철저히 했던 2015년 일본 잼버리 대회와 비교되는 대목이다.

잼버리 예산을 땡겨오지 못하는 조직·공무원·정치인이 '바보 취급' 받는게 실제 속사정이었다. 자기 책임 없는 무능의 전형이다.

앞으로가 중요하다. 발본색원. 뿌리를 뽑아야 한다. 굳이 표현하자면 '공무원-정치인 카르텔'을 겨냥해서다.

국무조정실 감찰·감사원 감사·검찰 수사 등 쓸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낱낱이 조사해서 이번 사태를 야기한 근본원인을 백일하에 드러내야 한다. 이어서 그 책임을 묻고, 정당하지 않은 예산집행이 확인되면 국고로 환수해야 한다.

정의를 바로세워야 국민 혈세가 허투루 쓰이는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막을 수 있다. 이번 사태를 정면으로 다루고 그 진상을 규명해야 할 윤석열 정부의 책임이 막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