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부동산 위기 모니터링 수위 끌어올려
직접적 영향 적지만 사태 파장 확대 예단 못해
[미디어펜=서동영 기자]우리 정부가 중국발 부동산 위기에 대한 모니터링 수위를 끌어올렸다. 금융당국은 이번 위기와 관련한 국내 금융기관의 직접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매우 적은 것으로 파악 중이지만, 사태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0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 내 '중국경제 상황반'을 설치했다. 기획재정부를 컨트롤타워로 삼아 한국은행·산업부·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국제금융센터 등 관계기관 간 긴밀한 공조 체계를 구축한다는 목적이다. 

기관간 고위급 소통 채널에서도 '차이나 리스크'를 집중 점검한다. 방기선 기재부 1차관 주재로 매주 두 차례 열리는 '비상 경제 대응 TF'에서 대응책을 논의한다. 또 매일 오전 차관보 주재로 금융위 상임위원·한은 부총재보·금감원 부원장보 등이 참여하는 '거시 경제 금융 현안 실무 점검 회의'에서도 중국 상황을 상시 검토하기로 했다. 

   
▲ 헝다 그룹이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등 중국 부동산 대형 개발업체들이 위기에 직면했다./사진=헝다 그룹 홈페이지 캡처

금융감독원도 지난 17일 이명순 수석부원장이 총괄하는 중국 부동산 리스크 일일 점검반을 가동했다. 금감원은 금융 시장의 급격한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지, 익스포저와 관련한 특이 동향이 있는지 등을 일 단위로 점검 중이다. 

최근 중국 부동산 시장은 대형 개발업체들이 잇따라 쓰러지며 위기를 맞았다.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직면했다. 헝다 그룹은 미국 맨해튼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기재부는 당장은 국내 실물·금융시장에 미칠 직접적인 파장이 제한적이라는 판단이다. 금융당국이 디폴트 위기에 빠진 비구이위안과 관련한 국내 금융사의 익스포저를 긴급 점검한 결과 미미한 수준으로 파악했다. 익스포저란 국내 금융회사가 특정 기업이나 지역에 대한 대출금이나 지급보증액, 현지 발행 유가증권 보유액 등을 뜻한다.

하지만 향후 사태 전개와 중국 당국의 대응 등에 따라 상황이 가변적이어서 만약의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 경제가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차이나 리스크가 국내 금융·실물 부문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중국 부동산에 투자한 글로벌 금융기관으로 부실이 전이되고,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등 사태 파장이 커질 경우 한국도 영향은 피할 수 없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당장 직접 우리 금융시장이나 기업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금융·실물 부분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중국 당국과 금융기관의 대응 등을 지켜봐야 해서 어떤 한 방향으로 예단하기 어렵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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