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투타 겸업을 하는 '야구 괴물'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홈런 선두로 나서는 44호 홈런을 날렸지만 웃을 수 없었다. 팔에 이상이 생겨 투타 모두 일찍 교체됐다.

오타니는 2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투수 겸 2번타자로 출전했다.

   
▲ 오타니가 1회말 첫 타석에서 시즌 44호 투런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LA 에인절스 SNS


'투수' 오타니는 1회초를 삼진 2개 포함 깔끔하게 삼자범퇴로 막았다. 이어 1회말 첫 타석에서 홈런을 터뜨렸다. 선두타자 루이스 렌히포가 볼넷을 골라 무사 1루 상황에서 오타니는 신시내티 선발 앤드류 애보트를 우월 투런홈런으로 두들겼다. 오타니의 홈런포로 에인절스는 2-0 리드를 잡았다.

지난 19일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서 만루포로 시즌 43호 홈런을 기록한 후 5일 만에 날린 44호 홈런이었다. 치열한 홈런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맷 올슨(애틀랜타 브레이브스·43홈런)을 제치고 다시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1위로 나선 오타니다.

그런데 오타니에 문제가 생겼다. 2회초 마운드에 올라 선두타자 스펜서 스티어를 볼넷으로 내보내고 다음 타자 조이 보토를 유격수 플라이 처리한 뒤 오타니는 덕아웃에 신호를 보냈다. 어딘가 불편해 보였고, 필 네빈 감독과 트레이너가 나와 얘기를 나눈 후 오타니는 교체돼 물러났다. 좌완 타일러 앤더슨이 긴급 구원 등판했다.

오타니의 갑작스런 교체 이유는 '팔 피로' 증상 때문이라는 것이 에인절스 구단의 1차 발표였다. 구단 발표대로라면 오타니는 보호 차원에서 투구를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

   
▲ 오타니가 선발 등판해 투구하던 중 2회초 '팔 피로' 증상으로 교체돼 물러나고 있다. /사진=LA 에인절스 홈페이지


하지만 오타니는 3회말 자신의 타석이 돌아왔을 때 대타 놀란 샤뉴엘로 교체돼 타격도 하지 않았다. 지난 4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도 오타니는 선발 등판했다가 '손 마비' 증상으로 4회까지만 던지고 물러난 바 있다. 그런데 당시에는 타자로는 계속 출전해 8회 40호 홈런을 터뜨렸다. 이날은 투구를 중단하면서 타석에도 더 들어서지 않아 부상이 더 심한 것 아닌가 하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오타니의 선발 등판은 지난 10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6이닝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 1실점 무자책점) 이후 2주일 만이다. 당초 지난주 텍사스 레인저스전에 등판할 차례였지만, 피로가 쌓여 로테이션을 한 번 건너뛴다며 등판을 미뤘고 이날 마운드에 올랐다. 충분한 휴식 후 선발로 나섰음에도 1⅓이닝만 던지고 물러난데다 타격조차 못할 상황이어서 오타니의 정확한 몸 상태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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