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투타 겸업으로 '이도류' 별명을 갖고 있는 일본인 메이저리거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올 시즌 투수로 마운드에 서는 모습은 더 이상 보여주지 못하게 됐다. 팔꿈치 부상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 MLB닷컴은 24일(한국시간) 오타니가 공을 던지는 오른쪽 팔꿈치 인대 손상으로 남은 시즌 피칭을 못하게 됐다고 전했다.

오타니는 이날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투수 겸 2번타자로 출전했으나 1⅓이닝만 던지고 교체돼 물러났다. 

   
▲ 피칭 도중 팔에 이상을 느껴 교체되니 오타니. 검진 결과 팔꿈치 인대가 손상된 것으로 나타나 올 시즌 피칭은 더 이상 못하게 됐다. /사진=LA 에인절스 홈페이지


1회초를 삼자범퇴로 막은 오타니는 1회말 첫 타석에서 투런홈런을 날려 시즌 44호포로 메이저리그 홈런 선두로 다시 나섰다. 그런데 2회초 투구 도중 1아웃을 잡은 후 어디가 불편한 듯 덕아웃 쪽으로 직접 사인을 냈다. 감독과 트레이너가 나와 얘기를 나눈 뒤 오타니를 바로 교체했다.  

오타니는 타자로도 나서지 않고 급히 검진을 받았는데, 팔꿈치 인대가 찢어졌다는 진단이 나왔다.

팔꿈치 인대 손상 진단이 나온 상황에서도 오타니는 경기장으로 돌아와 이날 더블헤더 2차전에는 타자(2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5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일단, 오타니가 손상된 인대로 인해 팔꿈치 수술을 받을 것인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에인절스 구단은 수술을 미룬다고 해도 이번 시즌 투수로 피칭을 더 이상 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타니의 팔꿈치 부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8년에도 팔꿈치 인대를 다쳐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에도 오타니는 수술로 인해 투타 겸업이 힘들 것으로 전망됐으나 그는 부상 회복 후 투타 겸업을 다시 시작해 만화같은 활약을 펼치며 메이저리그 최고 스타로 자리잡았다.

그래도 이번 시즌 후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획득하는 오타니에게 팔꿈치 인대 손상은 엄청난 악재가 아닐 수 없다.

오타니는 이번 시즌 44홈런으로 홈런 레이스 메이저리그 전체 선두를 달리고 있다. 투수로는 23경기에서 10승 5패, 탈삼진 167개,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했다. 투수로는 이 기록이 최종 성적이 될 것 같은데, 지금까지의 투타 성적만으로도 리그 MVP가 되기에 손색이 없다.

다만, 팔꿈치 수술을 받게 될 경우 FA 계약에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투타 겸업을 하면서 두 부문 모두 메이저리그 정상급 성적을 내고 있는 오타니는 FA 시장에 나갈 경우 몸값이 5억달러는 될 것이라는 평가가 있었다. 하지만 두 번째 팔꿈치 수술을 받아 투수로서 재기가 힘들다는 판정이 나올 경우 FA 계약 규모는 확 줄어들 수 있다.

오타니가 부상을 당하면서 이제까지와는 다른 의미에서 또 주요 관심의 대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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