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수 회장 ESG 경영 깊은 관심…'배터리 재활용' ESG 핵심으로
GS그룹 배터리 관심 역사 깊어…폐배터리 생태계 구축에 역량 모으기
[미디어펜=조성준 기자]GS그룹이 전기차용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미래 주요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의 지휘 아래 빠른 속도로 폐배터리 순환 사이클을 구축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허 회장은 ESG 경영을 사업 전반에 적용하는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ESG위원회를 갖추고 ESG헌장을 제정했다. 허 회장은 각 계열사들이 헌장을 바탕으로 맞춤형 사업 전략을 짜고 운영하도록 고삐를 당기고 있다.

허 회장은 이를 통해 기존에 에너지·건설 이미지가 강한 GS그룹을 고객 중심·친환경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바꾸고자 노력하고 있다.

   
▲ 허태수 GS그룹 회장./사진=GS 제공


GS그룹은 그 핵심 사업으로 폐배터리 재활용 분야를 채택하고 전사적 입장에서 밸류체인 구축에 나섰다. 

기존에 폐배터리 사업은 GS에너지가 신사업 일환으로 담당해왔으나 최근에는 GS글로벌, GS에너지, GS건설, GS퓨처스도 가세해 순환 사이클을 구축 중이다.

우선 그 중심인 GS에너지는 신사업 방향으로 △스마트 전력 솔루션 △순환자원 생태계 구축 △그린발전 포트폴리오 확장 △청정수소 경제 인프라 재편 선도 등을 설정하고, 네 가지 가치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중점 추진 중이다.

GS에너지는 이를 위해 지난 6월 828억 원을 들여 포스코홀딩스와의 폐배터리 재활용 합작법인인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를 설립해 생산 라인을 구축했다.

또한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와 화유코발트의 합작법인인 '포스코HY클린메탈'은 지난달 전남 광양에 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준공하고 사업화를 진행 중이다.

주요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육성도 진행하고 있다. GS에너지는 지난 4월 스타트업인 '토트' 지분 1.15%를 매입했다. 토트는 전기차 폐배터리 해체 및 진단을 위한 자동화 설비를 생산하는 업체로 알려졌다.

무역·유통 부문을 담당하는 GS글로벌은 폐배터리의 효율적인 확보를 통해 폐배터리의 안정적 공급을 담당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폐배터리 가격은 배터리 리사이클링 개념이 존재하지 않던 수년 전에 비해 5배 이상 폭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재활용 사업이 세계적으로 각광받으면서 폐배터리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 모듈검사를 기다리고 있는 폐배터리./사진=미디어펜DB


GS건설은 자회사 에너지머티리얼즈를 통해 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힘을 쏟는다. 2021년 포항에 착공한 배터리 재활용 공장은 올해 말까지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건설사들의 배터리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는데, GS건설의 움직임도 그 일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 건축물에 사용되는 ESS(에너지저장장치) 등이 모두 이차전지로 구성돼 다양한 활용 방안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GS퓨처스는 배터리 진단·관리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2021년 호주 배터리 재사용 스타트업 릴렉트리파이에 투자했고, 같은 해 미국 배터리 관리 시스템 스타트업타이탄어드밴스드에너지솔루션에 투자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미국 배터리 소재 혁신 기업인 미트라켐에도 투자해 음극재, 양극재 등 배터리 소재업에도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GS그룹이 폐배터리 재활용 등 사후 배터리 밸류체인에 폭넓은 관심과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과거 경험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GS그룹은 2010년대 초반 양극재 사업체를 운영하는 등 배터리 분야에 관심이 컸지만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면서 사업을 접은 기억이 있다. 

허 회장으로선 이미 포화 상태인 새 배터리 분야가 아닌 배터리 재활용, 소재업에 뛰어들어 ESG 경영과 기업 숙원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지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도 앞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룰 분야"라며 "기존 배터리 업체들 외에도 석유화학·에너지 전문 기업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뛰어들고 있으며, GS그룹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다른기사보기